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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끼는 연준'에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급증한 부채가 불안 키운다

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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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연합뉴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 축소를 시사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시장과 연준 베테랑들은 정부와 기업 부채 증가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우려되는 시점에 연준의 변화가 일어났음을 우려하고 있다"며 "문제는 워시 의장의 과묵한 접근방식이 세계 자본비용을 결정하는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지 아니면 오히려 부추길지 여부"라고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공개석상에서 20분만에 미국 금리 결정에 대해 "매우 간결하게" 답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즈의 아제이 라자드 아크샤 전략가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시장을 거울로 만들었다"며 "연준은 시장을 보고, 시장은 연준을 지켜보며 실제로 경제를 지켜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워시가 거울의 방을 부술 준비를 하면서 투자자들은 험난한 여정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무엇보다 워시의 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결정이 채권시장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데다 헤지펀드들이 시장 주요 참여자로 부상한 가운데 나타났음에 주목했다.

전세계 부채는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 팬데믹, 2020년대 전쟁 등을 거치며 급증했고, 20년래 최대수준이다. 미국 국민이 보유한 미국 연방부채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고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채 상환비용은 향후 10년 간 두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채권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발생했다. 부채 수준이 급증하면서 연기금과 보험 등 기존 미국 국채의 주 수요층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정체됐고, 그 자리를 차익실현 의도를 가진 헤지펀드들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대형 헤지펀드들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2023~2025년 사이 두배로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 더 빠른 속도다.

연준과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현재 2조5천억달러 이상의 미국국채를 보유 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보유한 공식 미 채권 보유량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헤지펀드들이 국채 보유량을 급격히 줄여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하이퍼스케일러들 역시 올해 상반기에 막대한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신규 부채 규모는 영국 정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영국중앙은행(BOE)은 분석했다.

매체는 "연준의 금리 변동은 국채 금리를 불안정하게 할 뿐 아니라 헤지펀드들이 차입금으로 매입한 자산의 갑작스러운 가격 변동으로 헐값 매각에 나서며 현금 확보 경쟁이 발생할 수 있는 악순환적 마진콜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폴로자산운용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입장 변화로 이런 레버리지 축소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포워드 가이던스가 부족하면 모든 일이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오디세이우스식 지침' 포워드 가이던스 논란

워시가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려는 것은 이런 사전 약속이 연준의 결정권을 줄인다고 여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체는 워시가 2008년 금융위기가 지나간 이후에도 연준이 오랫동안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에 불편을 느꼈으며, '오디세이우스식 지침'이라고 불리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연준의 손을 묶는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 인물로, 세이렌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돛대에 묶고, 나중에 애원하더라도 절대 풀지 말도록 선원들에게 지시한다. 포워드 가이던스 역시 사전 약속으로 향후 상황이 바뀌었을 때 연준의 선택권을 축소한다는 게 워시의 시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워시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가 금융시스템에 더 큰 시스템적 위험이 닥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철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금융시장이 너무 안일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그 안일함을 깨뜨릴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시장에서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약간의 이점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의 최근 연구 역시 워시의 주장을 약화시킨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투자자들이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2022년 인플레이션 급등 이후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1990년~2022년 사이 연준의 위상과 중요성이 꾸준히 증가하던 시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7%P 이상 하락했다. 이 시기 모든 국채금리 하락세는 정치적 사건이나 경제 데이터가 아닌 연준 회의를 중심으로 한 3일 이후 발생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워시 의장이 (시장과의 소통)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으면 그의 목소리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로 대체되고, 여론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근원 인플레이션이 높다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 2%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워시와 가까운 소식통들을 인용하며 워시가 지역 연은 총재들의 공개 발언을 막거나 일부러 점도표 제출을 막는 등 자신의 입장을 따르라고 압력을 넣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공개적 발언을 줄이면 시장에서 지역 연은 총재들과의 만남을 갖도록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준의 평판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행사에서 연설하며 연준이 직면한 위험을 언급했다.

이는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 언급을 막는 블랙아웃 기간에 이뤄졌지만, 보우만 이사는 매체에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매체는 "시장이 알고 있던 포워드 가이던스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지만, 국채시장은 취약하다"며 "연준은 더 이상 투자자들에게 의도를 명확히 밝히지 않겠지만, 워시는 예측 불가능성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워시는 최근 의회 증언에서 "시장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자신의 의도가 아니라며 "소통 방식의 변화가 진실을 숨기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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