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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IF의 매수 추측에 흔들린 日국채금리…시장 왜곡 우려 고조

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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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추이

(인포맥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정부연금투자펀드(GPIF)의 국채 매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일본 국채금리와 엔화 가치가 크게 출렁였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성 발언이 국채금리 급등세에 제동을 걸었지만, 연기금을 통한 시장 지지 시도가 채권시장을 왜곡할 것으로 우려했다.

◇ 재무상 발언에 급락한 日 국채금리

20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지난 10일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GPIF를 포함해 가계와 연기금이 일본 자산에 더 투자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약 300조엔(약 1조8천억 달러)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 GPIF가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가타야마 재무상 발언 이후 지난 9일 장중 2.9%를 웃돌기도 했던 10년물 일본 국채금리는 단숨에 2.7%대로 급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이날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지난 17일 10년물 국채금리 종가는 2.7124%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역시 지난 17일 "일본 대중들도 경제 성장의 과실을 즐기기 위해 가계와 연기금들이 일본 금융자산에 투자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타아먀 재무상의 발언을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하락의 1차적 원인으로 그간 쌓였던 매도 포지션의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을 꼽았다.

다이와증권의 스가와라 마사히토 수석 전략가는 "GPIF 재편 가능성이 부각되기 전 시장 포지션이 일본 국채 매도 쪽으로 치우쳐 있었던 만큼 숏커버링이 금리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MUFG 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묻던 '일본 정부의 연기금 활용 여부'에 대해 힌트를 주는 당국자 발언이 나오면서 엔화 강세 포지션 전환과 초장기물 국채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 기본 포트폴리오 변경 가능성 있나

GPIF는 자산 비중을 1%포인트만 늘려도 약 3조엔의 매수 여력이 생기는 만큼 시장 관심은 GPIF의 자산 배분 비중(포트폴리오) 수정 여부에 쏠리고 있다.

GPIF는 5년마다 기본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매년 자산 배분의 적정성을 검토한다. GPIF 운용위원회는 지난 3월 기본 포트폴리오 변경이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아베 신조 정권 당시 GPIF는 5년 주기 재검토 타이밍이 아님에도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선례가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당시 아베 총리의 요구에 GPIF는 일본 채권 비중을 60%에서 35%로 대폭 낮추고 주식 및 해외 자산 비중을 늘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과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 등 주요 각료들은 "필요하다면 자산 배분을 수정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매체는 "GPIF가 기본 포트폴리오를 당장 바꾸지 않더라도 자산별 '허용 오차 범위(5~6%포인트)'를 활용해 국내 채권 매수를 늘릴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자산을 사기 위해 해외 자산을 급격히 처분하는 것은 해외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할 때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 실시된 20년물 국채입찰에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수요가 몰리며 GPIF 매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기도 했다. 당시 평균 낙찰가와 최저 낙찰가 사이의 차이(테일)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0'을 기록했는데, 대규모의 익명 매수세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GPIF가 매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GPIF는 세부 투자 활동을 공개하지 않는다.

◇ "재정 우려 근본적 해결 아냐"… 채권시장 왜곡 우려

시장에서는 이번 국채 금리 안정세가 근본적인 재정 우려 해소에 따른 것이 아니며, 당국자의 발언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가 공개한 경제재정 운영 기본방침 '호네부토' 초안에는 370조엔 규모의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고, 기초적 재정수지의 일시적 악화를 용인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며 재정 건전성 우려를 자극한 바 있다.

이토추 경제연구소의 다케우치 코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재정 건전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 없이 구두 개입이나 연기금 언급으로 금리를 누르려는 것은 장기 금리 상승을 유발한 근본적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국자들의 발언을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정부가 연기금 자금을 동원해 증시를 부양했던 '주가 유지 작전'에 비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GPIF의 본래 운용 목적은 정치적 목적 달성이 아닌 연금 재정의 안전성과 수익성 확보이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GPIF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며 "이는 채권시장의 열기를 꺾고 있으며, GPIF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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