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자금 6천800억 매칭…GP 장기 투자 전념 유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융당국이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주력산업 핵심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해 최대 15년간 자금을 묻어두는 8천800억 원 규모의 '초장기기술투자펀드'를 선보인다.
정책 자금 비중을 77%까지 끌어올려 민간의 펀드 결성 부담을 대폭 낮추고, 재무제표 대신 기술력 자체를 평가하는 특화 운용사 지정을 늘릴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상세 운영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펀드는 국민성장펀드 출범 6개월을 맞아 기존 정책 펀드와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장기 인내 투자가 필요한 첨단기술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설계됐다.
올해 조성되는 초장기기술투자펀드 규모는 총 8천800억 원으로, 약 6개의 하위(子)펀드로 나뉘어 운용된다.
가장 큰 특징은 공공 자금의 매칭 비율이다.
전체 재원의 4분의 3이 넘는 6천800억 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6천억 원)과 정부 재정(800억 원 후순위 보강)이 부담한다.
일반적인 정책성 펀드의 공공자금 비중이 20~4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민간 자금 모집 부담(2천억 원 이상)이 크게 줄어든 만큼, 위탁운용사(GP)들은 장기 모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 존속기간은 최대 15년으로 늘렸고 실제 투자 기간도 7년까지 허용한다. 성과를 거두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원천기술 분야의 특성을 살려, 단기 회수보다 장기 가치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누가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가 더 멀리 보고 오래 기다릴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며 "기업과 장기간 함께 성장하는 펀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회성에 그치지 않고 후속 투자를 이어가는 운용사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취지와 다르게 조기 회수하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위탁운용사 선정 방식도 전면 개편된다.
재무제표 중심의 정량 평가에서 벗어나 핵심 운용인력의 기술 전문성과 실제 밸류업 성과, 기술평가 역량 등을 집중해서 살핀다.
아울러 양자컴퓨팅이나 첨단바이오처럼 초기 단계 기술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전문 기술 역량과 금융 기법을 결합한 기술특화 자산운용사(한국전략기술파트너스·KSTP) 설립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자본시장 및 산업계 전문가들은 초장기 인내 자본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로 공감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팀장은 "최대 15년의 존속기간과 77%에 달하는 정책 출자, 기술 상용화 역량을 보는 선정 기준은 자금시장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겨냥한 진일보한 설계"라고 평가하며 "모태펀드 이어달리기나 세컨더리 등 실질적인 회수 경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연기금을 비롯한 민간 자금 유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공청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세부 방안을 확정한 뒤, 오는 3분기 중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낼 계획이다. 연내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개시된다.
[금융위원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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