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뉴욕=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진정호 최진우 특파원 = 20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3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지수는 모두 상승 흐름을 타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녹였다.
하지만 양국이 휴전해도 언제 충돌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살아있고 인공지능(AI) 고점 논란으로 매도 심리가 강해지면서 주가는 오후 들어 흘러내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상대적 약세 속에 하락했다. 수익률곡선은 다소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미국과 이란의 충돌 격화 속에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가격을 압박했다. 앤디 버넘 영국 신임 총리의 발언에 영국 국채(길트) 금리가 뛴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에 나서겠다는 선언에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강세 압력을 받았다.
파운드는 새 영국 총리가 '재정 유연성'을 강조하면서 달러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종가 기준 배럴당 90달러에 다가서며 지난달 11일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7.16포인트(0.59%) 떨어진 51,839.2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4.41포인트(0.19%) 밀린 7,443.28, 나스닥 종합지수는 12.17포인트(0.05%) 내린 25,508.07에 장을 마쳤다.
산적한 악재 속에 흔들리는 투심이 전강후약의 흐름에서 드러났다. 올해 랠리를 이끌었던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도 고점 우려 속에 약한 뒷심이 확인됐다.
3대 주가지수는 모두 강세로 출발했다. 미국과 이란은 여전히 무력 충돌을 멈추지 않았으나 중재국들이 양측에 10일간의 휴전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휴전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중재국은 양측에 휴전과 함께 종전 양해각서(MOU)를 다시 이행하자고 권고하는 상황이다.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홍해를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증시는 개의치 않았다.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걸프 지역의 양대 핵심 원유 수송로로 이곳이 폐쇄되면 유가는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신 시장은 이란이 미군에 보복 대응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에도 열려 있다고 밝힌 점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이란 외무부는 브리핑에서 "협상이냐 전쟁이냐', '외교냐 전쟁이냐'라는 이분법을 고집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오후 들어 주요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중동을 둘러싼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휴전하더라도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는 심리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이란을 겨냥해 엄포를 놓으며 투심을 억제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미국 군인 한 명을 살해할 때마다, 그 살해에 대한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반도체 투심도 상반기처럼 뜨겁지 않다. AI 및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3.41%까지 오르다 0.60%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필리 지수는 6월 고점 대비 이미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여기에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까지 겹쳐 뒷심이 약한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대럴 크론크 소장은 "반도체 및 AI 관련주가 건전한 현실 점검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술적 악화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포함해 장기 지지선까지 시험받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알파벳과 아마존,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가 2% 안팎으로 올랐다. 애플은 2.14% 떨어지며 시총 1위 자리를 엔비디아에 내줬다.
스페이스X는 이날도 3.34% 떨어졌고 테슬라도 2.96%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건강이 1% 이상 밀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21.1%에서 17.5%로 하락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12포인트(0.64%) 내린 18.65를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5.60bp 오른 4.598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4.2150%로 4.3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5.1170%로 5.30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37.00bp에서 38.3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뉴욕 거래 진입을 앞두고 고개를 떨구는 듯하다가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적대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자 위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중재국들이 '이란-미국 10일 휴전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잠시 고개를 들었던 낙관론이 퇴색했다.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을 근거지로 두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어려워지자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얀부항으로 보낸 뒤 홍해를 거쳐 수출해 왔다.
미슐러파이낸셜그룹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유가가 분명 상승할 것"이라면서 "이는 하룻밤 사이에 해결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한 영국 버넘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기존 재정 준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재확인하면서도 "그 안에서 분명히 허용되는 모든 유연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성' 언급이 재정 지출 확대 우려를 자극했다.
길트 수익률은 대부분 구간에서 7~8bp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길트 10년물 수익률은 5.0448%로 전장 대비 7.76bp 뛰어올랐다. 지난 5월 하순 이후 처음으로 5.0%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즈호증권의 에블린 고메즈-리히티 멀티애셋 전략가는 "시장에서 다소 반응이 있었는데, 이는 그가 재정 준칙 안에서 가능한 모든 유연성을 활용하겠다고 한 헤드라인 때문인 것 같다"면서 "시장은 재정 준칙과 관련된 구체적 사안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버넘 총리는 신임 재무장관으로는 존 힐리 전 국방장관을 임명했다. 힐리 신임 재무장관은 키어 스타머 전 총리 내각에서 국방장관을 지내다 국방 투자계획이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사임한 인물로, 그가 재무장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다.
모넥스 유럽의 닉 리스 매크로 리서치 헤드는 이에 대해 "국방비 지출 증가를 시사할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지출 증가를 의미할 수 있지만,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힐리를 면밀히 주시해온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점심 무렵 4.60%를 넘어선 뒤 오름폭을 축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9분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16.6%로 전장보다 다소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오는 9월 인상 가능성은 전장 50% 후반대에서 60% 초반대로 상승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62.520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62.387엔보다 0.133엔(0.082%)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4157달러로 0.00252달러(0.220%) 내려갔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0.952로 0.223포인트(0.221%)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10일 휴전' 기대감에 하락세를 보이던 달러는 뉴욕장에서 후티 반군의 성명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야흐야 카심 사리 반군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사우디 적에 대한 해상 봉쇄를 이 성명 발표와 동시에 즉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을 근거지로 두고 있다. 따라서 사우디에 대한 홍해 봉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실화한다면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서 또 하나의 핵심 수출길이 막히는 셈이다.
하락세를 보이던 유가는 후티 반군의 성명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달러인덱스도 장중 101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결국 전장 대비 1.27% 상승한 배럴당 89.22달러에 마감했다.
리스크 자문업체인 바샤 리포트의 모하메드 알바샤는 "(사우디가) 실제로 선박이 공격받지 않더라도 이번 발표만으로도 해운이 차질을 빚고 사우디 항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후티가 위협에 그칠지, 실제 행동에 나설지가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351달러로 전장보다 0.00233달러(0.173%) 하락했다.
버넘 총리는 이날 시장의 기대와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을 했다.
그는 재정 준칙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그 안에서 분명히 허용되는 모든 유연성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넘 총리의 '유연성' 발언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하락 반전했다. 다만, 이후 재무차관 경력이 있는 존 힐리 전 국방장관이 재무장관에 임명됐다는 소식에 파운드는 낙폭을 소폭 줄였다.
퀼터 셰비엇의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리처드 카터는 "힐리는 재무부 경험을 갖고 있으며, 버넘이 급진적인 정책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채권시장의 반응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7697위안으로 전장보다 0.0085위안(0.125%) 낮아졌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1.4064캐나다달러로 0.0054캐나다달러(0.385%) 높아졌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했다. 전달(+3.2%) 대비 둔화했고 전망치(+2.9%)도 하회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적어도 연말쯤까지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74달러(0.90%) 오른 배럴당 83.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9월물은 전장 대비 1.12달러(1.27%) 뛴 배럴당 89.2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9일 연속 이란에 공습을 이어갔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엄포를 놓았다.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미국 군인 한 명을 살해할 때마다, 그 살해에 대한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란도 걸프 역내 미국의 우방국을 잇달아 타격하며 보복 대응에 나섰다. 이란은 앞서 17일 요르단에 주둔하던 미군 2명을 사살한 바 있는데 이날도 요르단과 바레인, 쿠웨이트 등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폭격했다.
이란의 우방인 예멘의 후티 반군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 홍해에서 해상 봉쇄에 나선 점도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을 근거지로 두고 있다.
후티가 실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서면 걸프 지역의 양대 핵심 수송로가 모두 봉쇄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장 중 중재국들이 양측에 10일간의 휴전을 제안하고 종전 양해각서(MOU)의 이행을 되살리기 위해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기도 했다.
이란 또한 외무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휴전을 제안받았다며 미국에 무력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외교적 해법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화의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처럼 낙관적인 소식들도 나오면서 유가는 장 중 하방 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강세로 다시 방향을 잡았다. 양측이 다시 휴전하더라도 지금까지 흐름으로 볼 때 언제 무력 충돌이 재발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석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나 센 설립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량이 급감하고 전 세계 원유 재고가 고갈되고 있다"며 "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뛸 수 있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상당히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sjkim@yna.co.kr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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