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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산티아고 원칙' 되새겨야 할 KIC

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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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서울=연합인포맥스) ○…'21살'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새 시대를 맞이한다.

정부는 최근 운용자산(AUM) 2천432억달러(6월 기준) 규모의 KIC에 올해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국내 기업에 투자할 길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2005년 창립 이후 21년간 오로지 외화자산만 운용해 온 KIC에 완전히 새로운 임무가 부여되는 셈이다.

2019년 마지막으로 개정된 투자정책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투자정책서는 KIC의 투자목표를 '국부의 효율적 증대를 위해 적정 수준의 리스크 한도 내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수익 창출을 넘어 국내 전략산업 투자를 위한 근거가 새롭게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부가 핵심산업 성장에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산업을 키우려면 장기 인내자본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다만 안 해봤던 일을 하는 데 따르는 걱정도 함께 나온다.

지금껏 KIC에 부여된 사명은 외환보유액 운용이었고, 구체적인 행동 원칙은 위험조정수익률 극대화였다. 여기서 전략적 투자로 영역을 넓히는 것은 생각보다 큰 변화다.

둘은 근본적으로 다른 투자다. 투자 대상과 시계가 다를 뿐 아니라, 전략적 투자는 숫자로 나타나는 수익률 이상을 고려해야 한다. 전후방 산업과의 연계, 국가안보, 고용 등 살펴야 할 요소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투자 범위에 국내가 포함되면서 운용의 독립성 문제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4~5년마다 바뀌는 정치적 구호에 KIC가 동원된다면 '미래세대로 부를 이전한다'는 국부펀드 본연의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

이럴 때 되새길 만한 문서가 있다. KIC도 서명한 '산티아고 원칙(Santiago Principles)'이다.

산티아고 원칙은 유수의 글로벌 국부펀드가 참여하는 국부펀드 총회(IFSWF)가 2008년 제정한 국제 지침으로, 국부펀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24가지의 자발적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원칙 6번은 "국부펀드의 거버넌스 체계는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있어 책임성과 운용상의 독립성을 촉진할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또 원칙 9번은 "국부펀드의 운용 관리 조직은 명확하게 정의된 책임에 따라 독립적인 방식으로 국부펀드의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부펀드의 목적이 외환보유액 운용이든 전략산업 육성이든, 관건은 독립성이라는 얘기다.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에 따라 운용될 때 비로소 국부펀드의 사명을 다할 수 있다.

KIC는 홈페이지에서 "산티아고 원칙 준수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다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경제부 시장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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