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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이모저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폐밖에"…'ETF 아버지'의 자성

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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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 상품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최후의 방법은 상장 폐지라고 생각되는데 그것도 요건이 맞지 않아 특별 승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싸고 때아닌 자성론이 일고 있다. 불씨를 지핀 것은 국내에 ETF를 처음 도입해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 대표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별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2배 상품 성과분석' 자료를 공유하며 해당 상품의 투자 위험성을 경고했다.

현재 해당 글은 내려간 상태지만, 상품을 직접 굴리는 운용사 수장이 자사 라인업의 한계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여의도에서 흔치 않은 장면이다.

배 대표가 지적한 문제는 일일 수익률을 추종하며 발생하는 이른바 '음의 복리'다.

그가 공유했던 지난 5월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의 SK하이닉스 관련 성과 지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가가 17.9% 하락하는 동안 레버리지(2배) 상품은 이론치(-35.8%)를 뛰어넘는 47.5%의 손실을 냈다.

특히 '곱버스(인버스 2배)'의 성과는 충격적이다. 주가가 하락했으니 이론상 35.8%의 수익을 거둬야 하지만, 잦은 등락에 복리 효과가 누적되며 실제로는 31.1%의 '손실'을 기록했다.

방향성을 맞추더라도 변동성 장세에서는 계좌가 녹아내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다.

배 대표는 "시간이 흘러 원주가 제자리에 와도 ETF 가격은 제자리에 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른 소셜미디어 글의 댓글을 통해서는 "투자자 보호를 운용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최후의 방법으로 상장 폐지까지 생각되는데, 이마저도 요건이 맞지 않아 특별 승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행 규정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상장폐지하기는 쉽지 않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은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9 미만인 상태로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순자산총액이 50억 원 미만으로 줄어드는 경우 등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남은 카드는 포괄 조항이다. 해당 조항은 '그 밖에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다. 지수 추종 오차나 유동성 문제 같은 기계적 요건이 아니라, 거래소가 재량으로 판단하는 구조다.

다만 이 조항이 실제 적용된 전례는 없다. 정부도 부작용이 크다면서 상장폐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배 대표가 언급한 '특별 승인'은 이처럼 전례 없는 조항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데 따르는 부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 대표의 작심 발언 이면에는 운용사 간 엇갈린 수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적인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등 두 개의 단일종목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해당 상품의 운용자산(AUM)은 각각 약 600억 원, 700억 원 규모다. 운용보수는 7.9bp(0.079%)로 책정되어 있다. 현재 AUM으로 추산한 연간 운용수익은 약 1억 270만 원에 불과하다.

반면, 동일 유형 상품을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의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AUM은 약 3조 4천억 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2조 원 규모에 달한다. 운용보수 역시 26.9bp(0.269%)로, 연간 수익은 약 145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투운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수월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대한 전방위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 환경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신규 상장 잠정 중단과 기본예탁금 상향을 골자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12조 원 수준으로 불어난 관련 시가총액을 상장 초기 수준인 4~5조 원 규모로 줄이겠다는 것이 당국의 목표다.

8월 초부터 신규 및 기존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이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상향되며, 대용증권 없이 오직 '현금'만 인정된다. 또한 소액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매매수량 단위가 1좌에서 20좌로 확대되고, 의무 사전교육 시간 역시 3시간으로 늘어난다.

출시 50일 만에 금융당국의 강력한 브레이크가 걸린 가운데, 운용업계 내부의 자성론까지 겹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은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증권부 이규선 기자)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2023.10.27)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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