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홈플러스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응해 즉시항고에 나서는 20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문이 닫혀 있다. 2026.7.20 ksm7976@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허동규 기자 = 홈플러스가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하면서 금융권도 대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임차점포에 자금을 댄 대주단은 사업장별 대리은행 지정을 마치고 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단계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 관련 펀드 대출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와 건전성 분류도 결정해야 하는 만큼 회생절차 재개 여부와 별개로 대주단 자율협약 논의가 '투트랙'으로 진행될 전망된다.
◇사업장별 대리은행 지정 완료…자율협약 논의 속도 붙나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 임차점포 관련 사업장마다 최근 대리은행 1곳씩이 지정됐다.
홈플러스가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한 가운데 금융권은 법원 판단에 앞서 사업장별 대주단 체계 정비부터 마쳤다.
펀드와 리츠를 통해 홈플러스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회사들은 사업장별 대리은행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영업점포별 상황과 채권 회수 가능성을 점검하고, 만기 연장과 연체이자 상환 유예 여부 등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생절차가 재개되더라도 당분간 이 같은 구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장별 대리은행 지정과 별개로 대주단 자율협약은 아직 체결 전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업권별 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 임차점포 관련 익스포저를 점검하고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한 대주단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자율협약 초안에는 개별 금융회사가 단독으로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제삼자에게 채권을 매각할 경우 대주단 전원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 협약을 참고한 구조다. 협약이 가동되면 개별 금융회사 동의 절차를 반복하지 않고도 만기 연장 등을 추진할 수 있어 회생절차 재개 이후에도 병행 운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추가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로 회의를 진행할 계획은 없고, 법원 판단이 중요한 데다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며 "각 사가 판단해 필요하면 충당금은 쌓을 것으로 따로 지도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파산 시 사업장별로 대주단이 자율적으로 재구조화하라는 취지여서 원래는 회생절차와 별개"라면서도 "사업장 회생에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협약을 맺어둘 수 있고, 회생계획안이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필요 없어질 수도 있는 만큼 진행 상황을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임차점포 관련 펀드 가운데는 당장 다음 달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도 있는 데다 법원 판단도 남아 있는 만큼 대주단은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의 핵심 사유였던 자금조달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업계에서는 법원이 1~2주 안에 폐지 결정을 거두고 회생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회생 장기화에 충당금 부담 확대…2~3분기 실적 변수
시장에서는 2~3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지주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홈플러스 익스포저의 건전성 분류 시점과 방식이 실적 변수로 꼽히고 있다.
홈플러스 영업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감액된 임차료마저 연체될 경우 임대인인 펀드·리츠의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차질이 생기고, 이에 따라 대주단은 해당 채권의 건전성을 하향 조정하고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향후 회생계획안에 따라 임차료 회수가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관련 여신을 고정이하로 분류해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업권은 은행권보다 먼저 손실 인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부분 후순위인 만큼 선순위 채권 변제 이후 잔여재산이 부족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자체가 회생에 들어간 게 아니라 임차인인 홈플러스가 회생에 간 것이고, 담보대출은 유보금으로 이자가 지급되고 있다"며 "결국 2천억원 투입으로 사업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 홈플러스가 임차료를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순간 일단 고정이하로 봐야 한다"며 "이번에 회생절차가 재개되든 안 되든 영업이 예전처럼 정상화되지 않는 이상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빠른 곳은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업계는 사실상 손실 인식을 마무리한 상태다.
롯데카드는 홈플러스로부터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채권액 793억원 가운데 204억원은 대손충당금으로, 나머지 589억원은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했다. 향후 회수 시점이 더 늦어질 경우 준비금을 충당금으로 재분류한 뒤 회수 시 환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또 카드사들은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 직후 구매전용카드 거래를 중단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휴카드 신규 발급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관련 채권이 회수의문으로 분류됐고, 절차가 장기화하면서 마지막 단계인 추정손실로 재분류했다"며 "채권액 전체에 대해 대손준비금과 대손충당금을 적립해둔 상태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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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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