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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로봇 R&D 넘어 사업화로…'데이터팩토리' 경쟁도 본격화

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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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로보틱스사업센터 신설

(서울=연합뉴스) LG전자가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LG전자가 구축 중인 양재 데이터 팩토리에서 LG 클로이드가 물체를 잡고 옮기는 동작을 반복하며 동작 데이터를 생산, 학습하는 모습. 2026.6.30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로봇 연구개발(R&D)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사업조직으로 격상하며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에 나섰다.

로봇 완제품을 먼저 공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제조·생활 현장에서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의 지능과 작업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이터팩토리'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대표이사 직속 '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RX사업추진실은 삼성전자 곳곳에 흩어져 있던 로봇 역량을 결집해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핵심 기술 개발, 제품화와 사업화까지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서울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 로봇 인력과 실험 인프라를 모으고 구미사업장에는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한다. 제조 현장에서 생성되는 작업 데이터를 수집·학습시켜 로봇의 지능과 제어 능력을 높이고 실제 생산라인 투입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에도 연구거점을 두고 현지 기술과 인재를 확보한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전략을 담당했던 이동건 부사장이 로보틱스전략팀장을 맡으며, 로봇 제어 전문가인 김현진 서울대 교수와 로봇 손·조작 분야의 김의겸 아주대 교수도 합류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삼성전자가 2024년 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까지 늘려 최대주주가 되고 미래로봇추진단을 설치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미래로봇추진단이 휴머노이드 등 미래 기술 확보에 무게를 뒀다면, RX사업추진실은 이를 실제 제품과 매출로 연결하는 사업화 조직에 가깝다.

삼성이 조직을 확대·재편한 배경에는 로봇 경쟁에서 더 이상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올해 1월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LG전자는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반면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회사를 대표할 만한 로봇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는 당시 제조 현장의 자동화를 우선 추진한 뒤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로봇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준비가 덜 된 제품을 서둘러 공개하기보다 공장용 로봇부터 사업성을 검증하겠다는 전략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 편입 이후에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휴머노이드 상용화 성과를 즉각 보여주지 못한 점도 본사 차원의 통합 조직 신설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확대됐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늘고 있으나 휴머노이드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등이 본격적인 양산과 수익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LG전자도 이달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출범시켰다. 사업개발과 영업, 공급망, 제조 등 사업화에 필요한 기능을 한 조직에 담은 '완결형 사업조직'이다.

LG는 현대차그룹이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로봇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달리, 자회사에만 사업을 맡기지 않고 LG전자 내부에서 직접 로봇사업을 이끄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회사 로보스타가 산업용 로봇, 베어로보틱스가 상업용 로봇을 맡는 가운데 본사의 로보틱스사업센터가 가정용 로봇과 전체 사업전략을 주도하는 구조다. 연구조직 차원을 넘어 LG전자가 직접 로봇사업의 성과와 시장 확대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전자 역시 서울 양재R&D캠퍼스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대규모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한다. 사람이 로봇을 원격 조작하며 물건을 집고 옮기는 동작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정용·산업용·상업용 로봇 완제품뿐 아니라 자체 모터 기술을 활용한 액추에이터와 로봇 학습 데이터까지 확보해 종합 로보틱스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피지컬 AI 경쟁에서는 로봇의 외형이나 단발성 시연보다 실제 환경에서 확보한 고품질 행동 데이터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LG가 보유한 국내외 생산공장과 가전·서비스 접점이 로봇을 반복 학습시키고 성능을 검증하는 핵심 자산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로보스타·베어로보틱스 등 관계사들이 아직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사 내부에 로봇 역량을 결집해 사업화 속도를 직접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사 중심의 사업 추진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략과 연구개발, 제품화, 영업·생산 기능을 내부 조직에 모으고 자체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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