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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 또 '속슬' 폭풍매수…중동 사태 재연된 서학개미 반등 베팅

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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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SOXL 순매수 2조7천억 돌파…3월 한 달치 이미 넘어서

해외선 활발한데 국내만 레버리지 논란…"시총 집중·개인 쏠림이 원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보고 있는 모습

[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지난 3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반도체 등 주가가 폭락하자 반등에 무섭게 베팅했던 서학개미들이 이번에도 이른바 '속슬(SOXL)'로 몰려들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순매수만 2조7천억원을 넘어서며 이미 3월 한 달치 순매수 규모를 웃돌았다. 급락장을 반등의 기회로 보는 매매 패턴이 넉 달 만에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 ETF를 18억5천260만달러(약 2조7천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아직 7월이 10거래일가량 남았는데도 중동 전쟁 직후였던 3월 한 달 전체(13억7천296만달러) 순매수 규모를 이미 35% 이상 뛰어넘었다.

매수와 매도가 대규모로 이뤄지는 점도 3월과 비슷하다. 이 기간 SOXL 매수 규모는 44억5천786만달러, 매도결제액은 26억525만달러로 결제 규모만 70억달러(10조3천억원)를 넘어섰다. 3월 한 달 전체(약 77억5천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SOXL과 같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면 수익률이 깎이는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 탓에 장기 보유에 적합하지 않아 애초에 단타 매매가 주를 이룬다.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대규모로 결제된 것도 급락과 반등을 오가는 변동성 장세에서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집중된 결과다.

다만 이달 순매수 규모가 3월을 크게 웃도는 데는 반도체 주가가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하면서 차익 실현 시점을 잡지 못한 채 물량을 떠안은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8,300선을 웃돌던 코스피는 지난 2일 7.89%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일 6,500선까지 21% 넘게 밀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주가도 같은 기간 급락했다. 코스피가 하루 12% 넘게 빠지고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했던 3월 초와 닮은 흐름이다.

해당 수급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1년 정도 국내 투자자의 자금 흐름을 보면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경향이 굉장히 확실하게 나타난다"며 "미·이란 전쟁 전 몇 달간은 유출입 없이 잠잠하다가, 지난 3월 폭락 국면에서 한국에서만 1조원 이상 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됐다"고 말했다.

반등에 베팅하는 자금은 SOXL뿐 아니라 다른 레버리지 상품까지로 퍼졌다. 이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권에는 MSCI 한국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코리아 불 3X(KORU)'가 2억2천만달러로 3위에 올랐고, 나스닥100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도 1억5천만달러 5위를 차지했다.

다만 SOXL과 같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상 변동성 장세가 길어질수록 복리 효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반등 시점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면 급락분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국내에서 문제가 된 이유로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자산이 하필 국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던 데다, 개인 자금이 이들 상품으로 쏠린 시장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외는 테슬라나 엔비디아 레버리지가 나와도 해당 종목이 S&P500이나 나스닥1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종목 분산이 잘 돼 있어 지수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며 "국내는 레버리지 상품 규모가 생각 이상으로 커진 데다 그 대상이 하필 국내 시총 비중이 절반을 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ETF 시장은 기금 등 투자 주체가 다양해 특정 레버리지 상품으로의 쏠림이 강하지 않지만, 국내는 개인 투자자가 수급을 주도하는 가운데 자금이 반도체 레버리지로 몰리면서 배당주나 다른 섹터로는 자금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고 짚었다.

실제 규제 이슈가 불거진 이후 국내 ETF 시장에서는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자금이 해외지수 상품으로 이동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가 이슈가 되면서 투자자들이 놀란 영향인지 국내 ETF 거래대금이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예전에는 매수 상위가 국내 반도체나 코스피200 상품이었는데 최근에는 국내 상장 ETF 중에서도 S&P500·나스닥 등 해외지수 상품으로 자금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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