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최대주주 대변인 아닌데…"독립적으로 판단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가비아 지분 14.29%를 보유한 3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가비아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공개매수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이해관계 이사의 의결권 배제와 독립적 특별위원회 구성, 마켓체크(시장 검증) 개시 등 구체적인 이행 조치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 이사회에 전달한 서한에서 이번 거래를 '지배주주에 의한' 실질적 폐쇄기업화(going private) 거래로 규정했다. 통상적인 제3자 인수보다 훨씬 강화된 공정성 확보 의무가 이사회에 부과된다는 지적이다.
◇"동일 가격이라도 경제적 실질은 달라"
얼라인 측 논리의 핵심은 표면적인 매수가격이 같더라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가 얻는 경제적 실질은 전혀 다르다는 데 있다.
일반주주는 주당 4만8천 원을 받고 주주 지위를 잃지만,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매각대금에서 세금을 뺀 잔액을 매수인 지분으로 재투자한다. 이를 통해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까지 챙기는 구조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개정 상법 제382조의3에 명시된 '전체 주주 공평대우 의무'를 제시하며, 표면상 동일한 가격을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사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가격 적정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시장가격에 일정 프리미엄이 붙었더라도, 기준이 된 시장가격 자체가 가비아의 내재가치를 온전히 반영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 6월 16일에도 가비아 주가가 자회사 KINX 지분가치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회신 기한이었던 7월 6일이 지나도록 가비아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 검토 없는 결정, 경영판단 보호 못 받아"
얼라인파트너스는 법원의 경영판단원칙을 원용하며 이사회의 절차적 정당성을 공략했다. 이사가 충분한 정보 수집과 이해상충 인식, 대안 검토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린 결정은 경영판단원칙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대안을 고려하는 시각'을 들어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 통용되는 마켓체크나 '고숍(go-shop, 더 나은 제안을 찾기 위한 협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유리한 조건의 인수 제안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이사의 대안 검토 의무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이해관계 이사 의결권 배제 촉구…실사 과정 4대 질의
얼라인은 재투자를 통해 거래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하기로 약정한 이사들을 상법상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로 규정했다.
상법 제391조 제3항 및 제368조 제3항에 따라 해당 이사들은 공개매수의 의견표명, 특별위원회 설치·구성, 매수인에 대한 정보 제공 승인 등 이번 거래와 관련된 이사회 의결 전반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 측에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4가지 질의도 던졌다.
질의 내용은 ▲공개매수 가격이 내재가치를 반영하는지에 대한 이사회의 검증 절차와 근거 ▲매수인 외 다른 잠재 인수후보를 탐색하기 위해 취한 조치 ▲매수인 측의 실사 수행 여부 및 정보 제공에 대한 이사회 결의 유무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는 이사의 명단과 이해관계 내용, 해당 이사의 의결권 배제 여부 등이다.
특히 얼라인은 매수인이 사전 실사 없이 발행주식 전량 취득을 결정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가비아 내부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적법한 이사회 결의가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별위원회·가격검증·마켓체크 3대 요구… "이행 전 응모 권유 말라"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사회에 다음 3가지 조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우선 지배주주 및 매수인으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 중심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공개매수 의견표명 여부를 결정하고, 독립적 외부 재무전문가를 회사 비용으로 선임해 현금흐름할인법(DCF) 등으로 가격 공정성을 검증한 뒤 결과를 공표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잠재 인수후보를 찾는 마켓체크 또는 고숍 절차를 시작하고 관심 후보에게 실사 기회를 보장하라고 주창했다.
얼라인 측은 이 세 가지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이사회가 현재 조건의 공개매수에 응모를 권유하는 의견을 표명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는 31일까지 가비아 홈페이지 게시 등 전체 주주가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식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가비아 감사에게도 이해관계 이사의 정보 제공 과정에 위법 소지가 없는지 확인할 것을 상법 제412조에 따라 요청했다.
충분한 답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법과 자본시장법이 허용하는 모든 후속 법적 조치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가비아 측은 "공개매수 및 주주서한에 대한 회사의 입장은 법과 절차를 준수하여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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