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둘러싼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택시장과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모나 모쿠타 스테이트스트리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의 현재 기조를 평가하는 일은 좀처럼 간단하지 않으며, 현재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특히 혼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과 노동시장이 연준의 정책 방향에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두 시장 모두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는 같은 결론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시장은 연준의 정책이 긴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 노동시장은 대체로 중립적인 수준임을 시사한다"며 "두 시장 모두 금리 인상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의 경우 공급과 수요 모두 신용 여건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경제 부문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 주택착공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으며, 주택 구매 여력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주택가격 상승세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고통은 현실적이고 강도도 높다"며 "주택 부문이 연준에 보내는 메시지는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시장 둔화는 향후 주거비 물가 상승세를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가격 상승률은 향후 주거비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임대주택 공실률 역시 2022년 저점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관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가 이어지더라도 주거비 물가 둔화가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주거비 임대료 상승률이 지난해 3.7%에서 3.2%로 둔화할 것으로 추정했다.
출처: 스테이트스트리트
노동시장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6월 미국 실업률은 4.2%로, 연준이 추정하는 비가속 인플레이션 실업률(NAIRU)과 같은 수준이다. 이론적으로는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상태에 있고 연준의 정책금리 역시 적정 수준에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NAIRU가 4.2%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현재 완전고용 수준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임금 상승률이 계속 둔화하는 현상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구성 변화로 이직이 줄면서 근로자의 협상력이 약화됐거나, 인공지능(AI)이 노동자의 협상력을 낮추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현재 실업률이 향후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핵심 생산연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 급락이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데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어느 쪽이든 현재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노동시장이 연준에 보내는 메시지 역시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동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통화정책은 갈림길에 있으며 적절한 조치는 앞으로 들어오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물가와 노동시장 등 주요 경제지표 하나하나가 평소보다 큰 시장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모든 지표 발표, 특히 물가뿐 아니라 노동시장 지표도 평소보다 훨씬 큰 신호를 전달할 것"이라며 "시장 기대가 반복적으로 설정되고 재조정되면서 변동성도 평소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모쿠타 이코노미스트는 "6월 CPI와 PPI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단기적인 금리 인상 압박은 완화됐다"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의 흐름은 연준의 금리 동결 기간을 올해 말까지 더 길게 이어가도록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이에 따라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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