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의문 거래 방치 땐 외국인 신뢰 잃을 수도"…터톤, 이사회 압박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계 투자펀드 터톤 캐피탈(Terton Capital)이 골프존홀딩스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최대주주 측이 추진 중인 공개매수의 독립적인 검토와 소수주주 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프존홀딩스 주주인 터톤 캐피탈은 최대주주 김원일 전 대표가 설립한 원앤파트너스의 100% 자회사 에스제이투자홀딩스가 진행 중인 자진 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와 관련해 이사회에 5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터톤 캐피탈이 요구한 사항은 ▲자본시장법 제138조에 따른 이사회의 공개매수 의견 표명 ▲지배주주로부터 독립된 특별위원회 구성 ▲독립 전문가를 통한 공개매수 가격 공정성 평가 ▲자회사 골프존카운티 매각 절차 및 가치평가 정보 공개 ▲후속 소수주주 축출거래 시 거래가격 보장 등이다. 이사회 답변 시한으로는 오는 27일을 제시했다.
◇"순자산가치 3분의 1 불과…자산가치 터무니없이 저평가"
김원일 최대주주가 설립한 에스제이투자홀딩스는 지난달 29일 골프존홀딩스 잔여 주식 전량(1,548만5,020주)을 주당 6,700원에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총 매수 규모는 약 1천37억 원이다.
터톤 캐피탈은 제시된 공개매수가가 주당 장부가액(BPS)인 19,076원의 3분의 1 수준(PBR 0.35배)에 불과하며, 회사가 보유한 핵심 자산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골프존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장부금액은 3천170억 원이지만 외부 평가기관이 산정한 공정가치는 5천675억 원에 달한다. 장부상 반영되지 않은 차액 약 2천500억 원만 고려해도 주당 약 6,500원의 가치가 누락됐다는 게 터톤 캐피탈의 설명이다.
자회사 골프존카운티의 지분 가치 저평가 문제도 짚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는 약 2조 원으로, 순부채(약 7천278억 원)를 뺀 지분 가치(약 1조 2천722억 원) 중 골프존홀딩스 보유 지분(31.58%)의 실질 가치는 4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소수주주 몫(약 40%)에 해당하는 가치만 1천600억 원에 달해, 이번 공개매수 대금 총액인 1천억 원을 크게 상회한다.
터톤 캐피탈은 공개매수 대금 전체가 골프존카운티 소수주주 지분 가치에도 못 미치는 기형적 구조라고 강조했다.
◇'PBR 0.35배' 주가 누르기 방지책 역행…차입금·자사주 활용도 논란
터톤 캐피탈은 공개매수자가 국내 순수지주사 평균 PBR(0.33배)을 이유로 가격 적정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주사 저평가 구조를 악용하는 순환논리"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주가 누르기 방지'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라이언 앨버트 터톤 캐피탈 매니징 멤버는 "상속·증여세 과세 시 순자산가치의 80% 하한을 두는 법안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배주주 측이 순자산가치의 35% 가격을 적정가라며 요구하는 것은 정책 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자금 조달 구조와 자기주식 활용 방식도 문제 삼았다. 에스제이투자홀딩스는 공개매수 자금의 약 76%(803억 원)를 NH투자증권 대출로 조달하고 매수 대상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다. 터톤 캐피탈은 매수 자산 가치가 공개매수가보다 훨씬 크지 않다면 성립하기 어려운 이례적 거래 구조라고 분석했다.
또한 회사가 2023년 이후 200억 원을 들여 매입한 자기주식 약 420만 주(발행주식 총수의 9.83%)를 소각하지 않은 채 공개매수 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지적했다. 지배주주 측이 확보해야 할 유통물량을 인위적으로 줄여주어 소수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지적이다.
◇이사회 충실의무 촉구…법적 권리 행사 예고
자본시장법 제138조는 공개매수 대상회사가 광고·서신 등을 통해 공개매수에 대한 찬성·반대·중립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나, 이는 법령상 강제되지는 않는다.
터톤 캐피탈은 개정 상법 제382조의3이 규정한 '이사의 전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들어 이사회의 방관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감사위원 중 1명이 공개매수자의 특별관계자로 분류돼 있어 내부 견제 기구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골프존카운티 매각 예비입찰이 마감된 지난 5월 29일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공개매수가 공시된 점을 언급하며, 이사회가 매각 관련 정보와 후속 소수주주 축출거래 가격 기준을 투명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터톤 캐피탈은 "한국 자본시장의 지배구조 개혁 성과가 이번 거래처럼 방치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8월 5일 공개매수 종료 전까지 이사회가 올바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및 상법상 이사 충실의무에 기반한 모든 법적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합인포맥스는 해당 주주서한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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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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