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 채권시장은 우리나라 2분기 성장률 지표를 소화하며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낙 반도체 수출 지표가 호조를 보인 탓에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얼마나 호조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실질 GDI와 내달 초 발표되는 물가 지표에 쏠려 있다. 두 조합이 어떻게 될지와 대응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채권시장이 지표 호조를 예상하고 숙제를 미리 해놓은 것에 기대를 걸어보는 시각도 있다. 전일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한 외국인의 반응에 따라 약세 압력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약 8천계약 순매도했다.
◇ 아주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익숙하지 않은 지표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GDP의 경우 국내 전문가들과 시장 참가자들이 주로 보던 지표지만, 실질 GDI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실질 GDP가 생산 물량을 나타내는 지표라면 실질 GDI는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구매력 지표를 말한다. 실질 GDI에 D램 등 반도체 가격 수출품 가격 급등에 따른 실질 무역 손익이 더해지면서 최근 실질 GDP와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올해 1분기 실질 GDI 잠정치는 전기 대비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증가세를 2분기에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주 7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2분기 국민소득통계를 언급하며 "얼마나 GDP, 특히 GDI 성장이 계속됐는가, 1분기의 유례없는 수치가 좀 하향 조정되는지, 아니면 이게 수출이 워낙 잘 돼서 계속 유지가 되는지 아주 주의 깊게 보겠다"고 언급했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민간 소비 확대 등 연결고리도 주시할 부분이다.
한은은 지난 19일 공개한 ' BOK 이슈노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 영향'에서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내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낼 것이라 분석했다.
한은은 과거 수출 물가 상승이 교역조건 개선을 견인한 국면에서는 소비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투자는 시차 없이 즉각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소비 측면에서는 IT 부문 중심의 임금 상승과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소비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최근의 임금 상승률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인 데다 GDI의 큰 폭 증가가 글로벌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수요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어 가계는 소득 증가를 일시적인 것보다 지속적인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되는 지표에서 교역조건 개선이 내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줬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한 장 더 남은 카드…어떻게 반응할까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도 종전 GDP 전망치의 상당 폭 개선과 근원물가의 소폭 상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이라 지표 방향성을 두고서는 예고한 측면이 크다.
다음 카드와의 조합이 관건이다. 내달 초 공개되는 7월 물가 지표를 어떻게 봐야 할지를 두고 참가자들은 고민하고 있다.
7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는 형성돼 있다. 8월에는 반등하는 흐름이지만, 8월 기저 효과도 계절적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분석이 또 안 되는 부분은 생활물가와 2%를 웃도는 근원물가에 대한 한은의 해석이다. 모멘텀만 놓고 보면 더 치솟는 게 아니라면 백투백 인상 등 강한 대응이 필요치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성장 측면에서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몰려오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면 예방적 측면에서 긴축 속도 강화에 힘이 실릴 수 있다. 8월 백투백 인상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체감적으로는 전일 뉴욕 채권시장의 중단기물 금리 상승이 이날 큰 방향에서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 전쟁이 격화하고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제일 취약한 구간은 중단기 구간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가파른 국내 명목 성장세가 더해진다면 매수 심리는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신 총재는 지난주 금통위 간담회에서 "유가가 조금 내렸지만, 근원물가가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원물가를 보겠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생활물가 역시 주의 깊게 보겠다"고 언급했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선 어느 수준까지 밀리면 사고, 팔지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얼마나 선반영했는지 항상 판단이 어렵지만, 반도체발(發) 매크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펀더멘털에 기반해 무리하지 않는 결정이 나을 수 있어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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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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