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융위원회가 차액결제계약(CFD) 거래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및 실명확인 의무를 위반한 교보증권에 대해 과태료와 기관주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5일 열린 13차 정례회의에서 교보증권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 조치안을 이같이 최종 의결했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차액결제거래)는 투자자가 주식 등 기초자산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고 증권사를 통해 매수·매도 주문을 낸 뒤,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만 현금으로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최소 증거금 40%로 최대 2.5배의 레버리지를 낼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기관주의는 금융기관에 대한 신분제재 중 가장 낮은 단계다. 당장 영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는 아니지만, 위법·부당행위가 있었음을 금융당국이 공식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3년 내 동일·유사 위반을 반복하면 향후 제재 수위가 가중될 수 있어 불리한 이력으로 작용한다.
교보증권은 2015년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CFD 서비스를 도입한 '1호' 사업자다. 해외주식 CFD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며 독보적인 업계 1위를 유지해 왔다.
다만 금감원 검사 결과 교보증권은 과거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800여개의 CFD 계좌를 개설하면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필수적인 핵심설명서를 제대로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019년 12월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2021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2021년 5월부터 CFD 같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핵심설명서 제공 의무가 본격 시행됐다. 그러나 교보증권은 소비자보호부와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설명서 제작 자체를 누락했다.
비대면 CFD 계좌 개설 과정에서의 실명확인 절차 부실도 함께 적발됐다. 2018년 이후 마케팅추진부와 IT본부, 디지털혁신추진부, 디지털솔루션부 등 여러 부서를 거치며 발생한 위반 계좌는 총 350여건, 관련 이체 금액은 190억원대에 달했다.
이번 점검은 2023년 4월 터진 이른바 'SG사태'(라덕연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CFD 계좌 개설 및 관리 실태 전반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SG사태는 그해 4월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를 통해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다우데이타·삼천리·서울가스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사건이다. CFD 계좌를 동원한 장기간 시세조종이 배후로 지목되면서, 자본시장 전반에 CFD 계좌 관리 부실 문제를 드러낸 계기가 됐다.
교보증권은 SG증권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는 없었으나, CFD 최대 취급사라는 점에서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제재 과정에서는 당초 사전통지된 과태료 규모가 대폭 감경된 점이 눈길을 끈다.
금감원은 당초 핵심설명서 미교부 건에 대해 계좌 개설 건수(800여건)를 기준으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10억 원 부과안을 사전통지했다.
하지만 증선위 심의 과정에서 위반 건수 산정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교보증권 측은 본점 차원에서 작성한 설명서가 여러 계좌에 반복 활용된 구조인 만큼 포괄일죄로 보거나, 설명서를 고쳐 쓴 횟수(13회)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소명했다. 과거 주가연계증권(ELS) 요약설명서 미교부 사건 등에서 본점의 작성 행위를 기준으로 위반 건수를 산정한 선례도 함께 제시했다.
증선위는 교보증권의 주장을 받아들여 위반 건수를 설명서 개정 횟수인 13건으로 수정 의결했고, 이에 따라 과태료 수준도 3억9천만 원으로 낮아졌다. 이후 금융위 안건소위 심사와 정례회의를 거치며 최종 과태료는 2억6천만 원으로 추가 하향 확정됐다. 사전통지 후 기한 내 자진 납부할 경우 부과 금액의 20%가 추가 감경될 수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일부 누락됐던 항목은 즉시 보완해 현재 정상적으로 교부하고 있다"면서 "향후 내부통제와 관련 프로세스를 더욱 철저히 관리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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