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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묶이고 환매도 못 하는데…키움 오피스펀드 하루 만에 26% 추가 손실

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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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가 대비 39% 감액…정산금 디폴트도 1년 넘게 진행 중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로고. [키움투자자산운용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피스 투자 공모펀드의 기준가격이 자산 재평가 여파로 하루 만에 26% 안팎 급락했다.

이 펀드는 앞서 파생상품 위험평가 한도 위반으로 발생한 정산금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이어지는 데다, 이번 자산가치 하락으로 그간 유예됐던 대출약정상 담보인정비율(LTV) 기준마저 넘어서게 돼 대출 관련 디폴트 위험까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펀드는 지난 20일 하루 만에 기준가격이 25~26%대 폭락했다. 투자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다.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 기준가 추이

이 펀드는 2019년 8월 680억 원 규모로 설정됐다. 당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임차인의 약 79%가 네덜란드 사회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고용노동기구(UWV)이고 건물 임대율이 99.7~100%에 달한다는 점을 앞세워 연 6~7%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 상품으로 홍보했다. 만기는 5년 6개월로 설정하며 조기청산 가능성을 열어뒀고,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자원금 100%·이익분배금 50% 이상을 환헤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지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가속하면서 초기 설정 조건은 무너졌다.

신탁기간은 2024년 8월 수익자총회를 거쳐 10년 6개월로 두 배가량 늘었고, 환헤지 비율은 0%로 사실상 무헤지 상태로 전환됐다. 6개월 단위로 지급하겠다던 분배금 역시 대주와의 대출 조건인 '캐시트랩(Cash Trap·현금흐름 유보)' 발동으로 전액 묶인 지 오래다.

최근 펀드 기준가 급락의 원인은 오피스 자산 '더 퀸즈 타워(The Queens Towers)'의 가치 하향 조정이다.

현지 부동산 자문사가 산정한 2026년 6월 기준 가치의견(BOV)은 7천900만 유로로, 최초 매입가(1억 2천973만 유로) 대비 약 39%나 깎였다. 이에 따라 펀드 기준가가 하루만에 25% 급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번 자산가치 하락이 대출약정상 LTV 초과에 따른 채무불이행 사유 발생으로 직결된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해당 부동산 담보 대출총액은 7천80만5천 유로(금리 연 5.52% 고정)로, 분기당 17만7천500 유로를 분할 상환하고 만기(2026년 9월 4일)에 잔액을 상환하는 구조다.

대출약정상 LTV가 75%를 초과하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되는데, LTV 조항은 '2026년 1월 1일까지 미적용' 유예 조항 덕분에 작동하지 않다가 올해 들어 본격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4년 7월 감정가 기준 LTV는 이미 83.1%로 기준을 웃돌았으며, 자산가치가 매입가 대비 39% 떨어진 현재 시점의 LTV는 9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예기간이 종료된 상황에서 자산가치가 추가 하락해 LTV 기준 초과에 따른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현실화된 셈이다.

펀드는 이미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채무불이행 상태도 겪고 있다.

과거 자산가치 급락으로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 매매 위험평가액 한도를 초과하는 위반이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반대매수거래를 체결하면서 2025년 2월 26일 자로 약 35억7천만 원의 정산금 지급 의무가 생겼다.

하지만 캐시트랩 조항 탓에 운용수익이 선순위 대주 관리계좌에 동결·통제되면서 정산금을 지급할 현금 자체가 바닥났다.

결국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했고, 미지급 정산금에는 연 9%의 지연이자가 부채로 계속 누적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해당 정산금은 현재도 미지급 상태"라고 말했다.

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도 막막하다. 앞서 2023년 말 매각을 재추진했을 당시 2개 기관이 매입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천만~6천만 유로 수준을 제시하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현시점에 매각을 단행하면 대출 잔액을 고려할 때 투자금 전액 손실이 예상된다"며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올해 1월 주력 임차인인 UWV와의 임대차 계약을 2035년까지 10년 연장하는 성과를 냈으나, 선순위 대주단은 이를 발판 삼아 자산 매각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대주 측은 대출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세컨더리 세일'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출 만기가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만기 연장을 놓고 대주단과 2년 추가 연장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러한 펀드 상황에 대해 투자자에게 "판매사를 통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으며, 변경이나 중요사항은 공시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캐시트랩으로 인한 배당·분배 중단 사태는 해외 부동산 펀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에 투자한 상장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역시 지난 4월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 기준 초과로 캐시트랩이 발동해 배당이 잠겼고, 금융감독원이 판매 증권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 중이다.

저금리 시절 조달한 유럽 부동산 대출을 고금리 국면에서 리파이낸싱하는 과정에서 이자 비용이 급증한 점이 공통된 악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중 EOD 사유가 발생한 규모는 2조800억 원으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하던 흐름이 지난해 4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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