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證 "3월보다 에너지 시장 취약…유가, 하락보다 상승에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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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때와 비교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완충장치가 소진되면서 유가가 하락보다 상승에 민감한 상태가 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과 이란 갈등이 재점화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더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된 상황이 길어질 경우 3분기 유가가 최대 160달러까지 오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두 해협(호르무즈·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2차 충격의 여파는 3월보다 클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재개하면서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저점 대비 25% 반등했다. 특히 예멘에 주둔하는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그간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로 이어진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서쪽으로 수송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우회했는데,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힌다면 이마저 어려워진다.
위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생한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분이 전체의 15%라고 추산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로 4%의 추가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상단이 지난번 호르무즈 해협 초기 봉쇄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유가 안정을 도모했던 완충장치가 대부분 소진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유가 상승을 제어했던 요인은 전 세계 전략비축유 방출, 중국의 원유 수요 급감, 사우디의 우회 수출, 아시아 국가들의 석탄 전환과 연료 절약이었는데, 현재 추가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양측 해협이 장기 봉쇄 국면으로 접어들면 국제유가는 최대 배럴당 150~160달러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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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정제마진이 급증한 점이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을 더한다고 위 연구원은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정유소가 타격을 받으며 경유 정제능력이 악화했고, 정유소 입장에서 경유와 항공유 대비 이익률이 떨어지는 휘발유 정제 유인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위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이 3분기 내에 진정된다 하더라도 높은 정제마진에 미국 소비자물가는 3% 중후반대 높은 수준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면 사우디가 아시아 국가에 원유를 수출할 때 수에즈운하와 대서양을 통과해 크게 우회해야 하고, 해상 운임이 크게 인상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석유 최고가격제 추가 연장이 없다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위 연구원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위협으로 원유 시장의 취약성은 더욱 커졌다"며 "지정학 리스크가 진정된다면 여전히 원유시장은 다시 과잉 공급으로 전환될 것이지만, 단기 유가 상승 리스크에도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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