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이 24시간 무중단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에 없던 장면이 펼쳐졌다.
외환시장 개장 중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 것으로 장이 9시에 열리던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기대를 웃도는 예상 밖 결과에도 환율은 즉각 반응하지 않았는데 선반영 가능성과 얇은 유동성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 전년 대비 3.7%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을 웃돈 결과로 기대 이상의 성장세가 확인됐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38년 전인 1988년 1분기(16.4%) 이후 최고치다.
반도체 호황 속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달러-원 환율은 전날 오전 8시 지표 발표 직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GDP가 공표되기 직전 거래는 7시 41분에 체결됐는데 1,479.00원이었다. GDP 발표 이후 거래는 8시 45분에 이뤄졌다. 환율은 오전 6시 종가와 같은 1,477.50원으로 직전 거래와 큰 차이는 없었다.
놀라운 성장세와 빨라질 한국은행의 긴축 속도를 감안하면 45분이라는 시차와 작은 변동폭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가능성을 열어뒀던 결과로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반응이 격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전망을 웃돈 수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범위 내의 수치였다는 얘기다.
물론 시장은 한은의 '백투백'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잡으면서 장중 내내 차분하게 GDP 서프라이즈를 달러-원 환율 하락 재료로 소화했다.
GDP와 금리 전망이 채권 및 스와프 시장에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스팟에 의미하는 바는 제한적인 점도 즉각 환율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로 꼽혔다.
오히려 미국 경제 지표가 달러-원 환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A은행 외환딜러는 "이 정도 서프라이즈일지는 몰랐지만 GDP가 잘 나올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스팟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GDP 서프라이즈지만 근래 환율이 원화 펀더멘털과 괴리된 움직임을 보여 크게 의미 있게 보는 것 같지 않다"면서 "스와프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팟은 국내 지표보다는 미국 지표가 훨씬 중요하므로 주로 밤에 변동성이 더 크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적은 거래량도 시장이 무딘 반응을 보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사실상 장이 비활성화된 상태이므로 파급력 있는 재료에도 환율이 즉각 움직이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실제 오전 6시에서 8시 사이 거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전날 해당 시간대 거래는 2건에 불과했다.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거래는 보다 많지만 9시에 임박해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B증권사 딜러는 "9시 전에 거래가 거의 없어 시장이 반응을 안 한 듯하다"며 "오전 6시에서 8시 사이 거래는 아예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GDP 발표 직후 아무런 거래도 일어나지 않아 당황했다"면서 "호가를 대려다가 워킹하는 가격이 거의 없는 듯해서 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향후 오전 8시에 발표되는 경제 지표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거래량이 늘어난 가운데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지표가 나온다면 발표 직후 환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과거 시장이 닫혀 있던 시간인 오전 8시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로 GDP 외에도 소비자물가동향, 고용동향, 산업활동동향, 국제수지, 수출입실적 등이 있다.
현재 수급이 시장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으나 환율이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가 온다면 이때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반응도 격렬할 것으로 예상된다.
A딜러는 "오전 8시에 시장을 움직일 지표가 많지는 않겠지만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B딜러는 "G10 통화들처럼 거래가 많아져야 반응이 빠를 것"이라며 "역외원화결제망이 가동되면 지표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5.65포인트(2.44%) 오른 6,963.35에, 코스닥지수는 12.42포인트(1.65%) 오른 763.51에 개장했다. 2026.7.23 jieu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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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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