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JB금융지주의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BNK금융지주와의 합병안이 두 금융지주 이사회에서도 논의된다.
실제 합병 성사 여부와는 별개로 금융권은 행동주의 펀드 주주가 제시한 대형 지배구조 개편안이 이사회 테이블에 올랐다는 점 자체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JB금융지주는 실적 발표와 함께 이사회를 진행해 얼라인이 제안한 BNK금융과의 합병안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에 들어갈지 여부를 논의했다.
다만 양대 지방 금융지주의 합병이라는 큰 사안을 한 차례 논의만으로 결론내기 쉽지 않은 만큼 추후 후속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토를 공식화하는 것만으로도 경영 전략과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반대로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에도 그 판단의 근거를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BNK금융도 오는 28일 오후 상반기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가 소집될 예정인데, JB금융과 마찬가지로 이사회에서 관련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의 결론보다 주목할 대목은 얼라인의 제안이 실제 이사회 논의로 이어지며 첫 단추가 끼워졌다는 점이다.
얼라인이 대형 금융지주 합병 카드를 지금 내놓은 배경에는 달라진 이사회 지형이 있다. 양 금융지주 모두 주주추천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주요 주주의 제안이 공식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의될 여지가 이전보다 커졌다는 판단이다.
JB금융은 2년 전 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의 추천으로 선임된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와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사외이사가 올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과거 주주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에 반대해왔던 JB금융에서도 이제는 주주 측 인사가 이사회 내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BNK금융 역시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빈대인 회장을 포함한 이사회 8명 가운데 김남걸·박근서·이남우·강승수 이사 등 절반인 4명이 주요 주주 측 추천 인사다. 특히 라이프자산운용이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추천한 이남우 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외부 주주의 이사회 영향력도 이전보다 커진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에 대한 주주행동이 본격화되지 않았던 시점에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도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없었다"며 "지금은 JB금융과 BNK금융 모두 주주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들어가 있는 만큼 과거와는 조건이 달라졌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얼라인 역시 합병 추진 자체를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 주요 주주의 제안인 만큼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공식적인 표결을 거쳐 판단과 근거를 남기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다만 이사회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과 별개로, 시장에서는 아직 합병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전일 JB금융의 실적 발표를 분석한 리포트를 낸 증권사 7곳은 BNK금융과의 합병 논의를 주요 분석 대상으로 다루지 않았다. 대신 주주환원 확대와 이익 증가세 등 기존 투자 포인트에 무게를 뒀다.
합병 논의가 이사회 테이블에 올랐음에도 시장이 이를 새로운 변수로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실제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간 합병은 정부 차원의 강한 추진력이 있거나 양사가 오랜 기간 준비한 경우에도 성사되기 쉽지 않은 사안"이라며 "이번 제안은 주요 주주에서 출발한 만큼 실제 합병까지 강한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요 주주의 제안이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논의되는 과정은 필요하다"며 "실제 타당성 검토에 착수해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맡기는 단계까지 간다면 그 자체로 굉장히 전향적인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얼라인파트너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