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캐나다의 제품 대부분에 대해 50%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캐나다의 미국산 제품 차별 대우를 이유로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캐나다가 중국을 제외하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보복한 몇 안 되는 나라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유럽연합(EU)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안보 무임 승차를지적하며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고 있고, 한국과 대만 등 주요 동맹국의 반도체 및 첨단 제조업체들에 대해서는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만들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기조는 한층 강경해졌다. 미국은 경제적 주권과 자국의 이익을 기존의 동맹 관계보다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전통적인 동맹국이라도 미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경우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인식은 최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분명하게 구체화됐다.
베선트의 기고문에 따르면, 미국의 통상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 그 이상이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자국 시장을 개방하며 동맹국들에 베풀었던 '관대한 무역질서'를 사실상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들에도 '타협 불가능한 의무(nonnegotiable obligations)'가 따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 변화는 앞으로 동맹국들을 상대로 미국 내 생산 능력 확충에 기여를 요구하고 철저한 상호주의를 적용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한국과 같은 수출 중심 국가들에 상당한 '경제 청구서'가 날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 무역 흑자를 축소하도록 요구하거나 탈중국 공급망 동참을 강제하는 등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압박 강도도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달러 패권과 기술 주도권을 무기로 글로벌 경제 질서를 자신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재편하려 하고 있다. 베선트의 메시지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동맹국은 기존과 같은 혜택을 기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가 트럼프 이후 다음 정부에서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진 않다. 미국 우선주의의 파고가 본격화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자국의 경제 주권을 지키면서도 미국의 압박을 해소해야 하는 고난도의 전략적 대응이 시급해졌다.(국제경제부 선임기자)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