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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간판 버린다…변호사들, 살 길 찾아 줄줄이 '친정行'

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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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20년 지킨 변호사도 떠났다

장기근속자들 잇따라 로펌으로…소송 쌓이는데 변호사인력 '바닥'

금융위원회

[사진: 신민경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이수용 기자 = 금융 정책·감독의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에서 변호사 인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부처의 세종 이전 가능성이 커진 데다 비(非)고시 출신이 내부에서 입지를 넓히기 어렵다는 판단이 더해지면서 직원들이 로펌행(行)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로선 뼈아픈 전력 손실이다. 대형 금융회사 제재와 행정소송으로 법적 대응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핵심 인력들을 속수무책으로 떠나보내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유관 부서 소속 A 서기관(4급·과장)은 최근 내부에 퇴직 의사를 전달했다. A 서기관은 다음 달 말께 퇴사해 국내 대형 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A 서기관은 민경채(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로 입사해 금융위에서 약 21년간 넘게 재직했다.

A 서기관뿐만이 아니다. 민경채로 입사해 최근까지 금융위원회에서 근속하던 변호사 직원들은 올해 들어 잇따라 대형 로펌으로 이동하고 있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하지 않은 직원들조차 전문위원·고문으로 자리로 옮겼다.

앞서 올 3월에는 약 14년간 금융위에서 근무한 신상록 자본시장총괄과장이 법무법인 광장으로 적을 옮겼다.

그는 정부의 주가조작 엄벌 기조 아래 핵심 부서로 부상한 자본시장총괄과를 이끌었지만 돌연 로펌행을 결정했다.

대형 로펌을 다니다가 금융위로 이동해 15년여를 다녔던 홍수정 변호사도 지난 1월 결국 친정으로 복귀했다. 홍 변호사는 금융위에서 금융회사 제재와 법령해석, 행정소송 업무를 총괄하는 규제개혁법무담당관으로 지냈는데, 이 경험을 살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금융규제 개혁 업무를 맡고 있다.

실무진인 사무관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심원태 사무관은 법무법인 김앤장으로의 출근이 예정된 상태다. 심 사무관은 금융위에서 가상자산 법제화를 가장 오랜 시간 담당한 인물이기도 하다. 자본시장조사과 소속 김관범 사무관도 지난달 퇴사해 김앤장의 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행정고시 출신조차 법조계를 택하는 사례들이 늘었다. 은행과 한 사무관은 올 초 로스쿨에 합격해 퇴사했다. 이에 앞서 2024년 초 금융위에선 로스쿨에 최종 합격한 20대 금융위 직원 세 명이 금융위를 한꺼번에 떠나 내부가 크게 술렁였는데, 이 중 두 명은 김앤장 입사가 결정된 상태다.

로펌행이 활발해진 배경은 복합적이다.

일단 '비고시' 출신은 행정고시 출신 대비 승진 경로가 제한적이다. 주요 보직이나 고위직에 오르기 어려워 최대 과장급을 끝으로 '컴백'을 결정하는 이들이 많다.

금융위 퇴직 이후 재취업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변수다. 최근 정부의 재취업 심사 기조가 엄격해지면서 금융위 고위 공무원조차 재취업의 벽 앞에서 애를 먹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고시 직원들 사이에선 "이직 기회가 열렸을 때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게 컨센서스가 됐다.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할 가능성도 걸림돌이다. 이전이 현실화되면 서울에 생활 기반을 뒀던 직원들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위에서 쌓은 전문성을 살리면서 서울에 남을 수 있는 '로펌'은 이들에겐 현실적인 선택지다.

금융위를 떠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오랜 기간 조직에 몸담아도 비고시 출신이 입지를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끌어줄 선후배가 적어 사실상 개인기가 중요했다"며 "전문성을 살리고 장기적인 진로를 고민하다 보니 로펌을 택하게 됐다"고 했다.

변호사나 회계사가 관(官) 경력을 쌓기 위해 정부 부처에서 1~3년가량 근무한 뒤 되돌아가는 일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를 떠난 직원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장기 근속자다. 내부 동요가 작지 않은 이유다. 금융위 역시 추가 이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 중인 직원의 퇴사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금융위에 남은 변호사는 정규직 기준 단 두 명(임기제 제외)이다.

문제는 금융위에서 법률 검토가 필요한 일이 계속 늘고 있단 점이다.

금융회사에 대한 대규모 제재와 과징금 처분을 앞두고 금융위는 제재의 법적 근거와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해 놔야 한다. 제재에 불복한 행정소송도 줄 잇고 있다. 가상자산과 토큰증권 등 새로운 분야의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단 점도 부담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위 인력은 여전히 로펌에서 귀하다"며 "부처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비고시·전문직 인력의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mkshin@yna.co.kr

sylee3@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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