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AI와 엔비디아, 앤트로픽, 브로드컴을 잇달아 만나 대한민국의 인공지능(AI) 전략과 투자 구상을 설명하며 글로벌 빅테크에 협력을 요청했다.
상대 기업의 사업 영역은 생성형 AI, AI 반도체, AI 인프라 등으로 각각 달랐지만 이날 이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일관됐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AI 시장과 생태계를 먼저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세일즈맨'을 자처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샘 올트먼 CEO와의 면담이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국가적 결단'이라고 규정하며 "이 과정에서도 대표님께서 많이 참여해 주시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AI 산업 육성을 민간 기업에 맡기기보다 국가가 직접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 과정에 글로벌 AI 기업들이 동참해 달라는 제안이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를 만난 자리에서는 AI 산업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AI 황금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AI가 연구실에 머무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산업 현장을 바꾸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구상을 설명했다.
이에 황 CEO 역시 "대한민국은 AI 네이티브 국가가 될 수 있다"며 SK그룹과의 대규모 협력과 네이버, 현대차, LG, KAIST 등 한국 기업·기관들과의 협업 계획을 소개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를 만난 자리에서는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은 과거 산업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규모"라며 "국가의 역할도, 기업 간 협업도 차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로드컴이 대한민국 AI 생태계 조성에서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혹 탄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국내 AI 스타트업을 위한 맞춤형 반도체 개발 등을 소개하며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와의 면담에서도 대화의 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AI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점으로 하는 앤트로픽과 한국의 메모리 산업, AI 인프라를 연결하는 협력 방안이 논의됐고, 이 대통령은 한국이 AI 산업 전환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네 차례의 면담에서 상대 기업의 특성에 따라 화제를 달리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AI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면 정부는 전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공 프로젝트, 제도적 지원을 통해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과거 정상외교가 특정 기업의 투자 유치나 수출 계약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빅4'와의 연쇄 회동에서는 '대한민국 AI 생태계' 자체를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 'AI 생태계', 'AI 네이티브 국가', '소버린 AI'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을 AI 기술을 개발하는 나라를 넘어 가장 먼저 산업과 일상에 구현하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글로벌 빅테크 CEO들에게 설명하는 데 집중한 셈이다.
이들 CEO와의 면담 직후 열린 AI 서밋에서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에서도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AI 반도체 생산기지이자 글로벌 테스트베드, 세계 AI 시장을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 AI 반도체 생산기지이자 공급망 파트너가 되겠다"며 "전 세계 기업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AI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장 빠르게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혁신과 투자의 무대로 대한민국을 선택해 달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기업은 여러분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당부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AI서밋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왼쪽부터),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혹 탄 브로드컴 CEO)와 각각 면담에서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7.25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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