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우리는" "식구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을 내려다보는 해변 레스토랑. 이재명 대통령의 외침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국내 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식구'를 외치며 버드와이저 병맥주를 부딪쳤다.
정상회담장도, 회의실도 아닌 샌프란시스코 부둣가 야외 테라스에서 한국식 '식구' 문화를 소개하며 AI 협력의 의미를 다진 순간이었다.
이날 글로벌 AI 리더 만찬은 샌프란시스코만 선착장 바로 앞 레스토랑에서 열렸다.
바다를 향해 여러 척의 보트가 정박해 있었고, 야외 테라스에는 현지 손님들이 저녁 식사를 즐기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만찬에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국내 기업인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식사 전 이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테이블에는 미니 버거와 피시앤칩스, 오징어튀김, 클램차우더 등 미국식 메뉴가 차례로 차려졌다.
오징어튀김이 접시에 나눠지자 이 대통령은 "치킨이 필요할 텐데"라며 농담을 건넸고 참석자들은 웃으며 맥주잔을 부딪쳤다. 젠슨 황 CEO는 식당 손님들을 향해서도 맥주병을 들어 보이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햄버거를 드신 게 언제냐"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웃으며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을 식구라고 한다. 식구는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젠슨 황 CEO가 곧바로 "위 아 패밀리(We are family)"라고 화답하자 이 대통령은 "한국식으로는 '우리는' 하면 '식구다'라고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며 대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분위기는 배경훈 부총리의 농담으로 다시 한번 달아올랐다.
배 부총리가 "오늘 밥값은 제가 내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젠슨 황 CEO는 "맥주를 한 병 더 마셔도 되느냐. 여기 있는 모두에게 맥주를 사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공무원이라서 안 된다"고 답했다.
황 CEO가 "한국은 부자 나라(Korea so rich)"라고 농담을 던지자 이 대통령은 "맞는데 그래도 공무원이라 안 된다"고 받아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경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황 CEO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묻자 이 대통령은 "1인당 GDP는 4만달러에 가깝고 지난해 성장률은 1%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3%를 넘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명목 GDP 성장률도 수십 년 만에 크게 올라가고 있다"며 옆에 앉은 기업인들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이재용 회장은 젠슨 황 CEO를 향해 "땡스 투 유(Thanks to you)"라고 말했고, 황 CEO는 "그럼 맥주 한 병 더 마셔도 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배 부총리를 소개하며 "원래 LG 연구원이었는데 성공하기 직전에 모셔 와 돈을 못 벌게 됐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에 황 CEO는 "그 사람은 부자였겠네"라고 받아쳤고, 참석자들은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이 대통령은 대화를 마무리하며 "그 1년 사이 너무 많은 것이 변했다"며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속도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18분간 공개된 행사 이후 참석자들은 비공개 만찬을 이어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방한 당시, 한국의 음식문화인 '치맥 회동'과 '삼겹살 회동'을 통해 우리 기업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유대감을 가졌던 것처럼 양국의 AI 기업 리더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현지 음식을 함께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미"라며 "참석 기업들의 최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경 7천조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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