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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나쁠수록 통화가치 절하가 물가 상승으로 옮겨가는 정도, 이른바 '환율 전가율'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처음 나왔다.
26일 BIS에 따르면 BIS는 최근 발표한 '환율 전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비모수적 방법을 이용한 실증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논문은 환율 전가(exchange rate pass-through)의 정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각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는 얼마인지를 다뤘다. 분석 대상은 98개국의 40년 치 자료다.
우선 BIS는 환율 변동이 대체로 같은 분기나 다음 분기 안에 물가로 반영된다면서 환율 전가의 속도 자체는 빠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건전성이 환율 전가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규명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5%를 초과하면 전가율이 35%에 달했지만, 재정흑자가 5%일 때는 이 수치가 17%로 하락했다.
BIS는 그 이유로 정부가 재정적자 확대에 대응해 미래에 흑자를 충분히 늘리겠다는 신뢰를 주지 못할 경우 부채의 실질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물가 상승을 용인할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하는 점을 들었다.
BIS는 "높은 재정적자는 높은 환율 전가율과 명확히 관련된다"며 "이 논문은 환율 전가의 정도가 국가의 재정건전성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수준도 핵심 변수로 꼽혔다. 평균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에서는 환율의 물가 전이가 억제됐지만, 인플레이션이 5%를 넘어서면 전가율이 뚜렷이 높아졌다.
BIS는 인플레이션율이 20%일 때 환율 전가율이 2%일 때 대비 약 2배에 달한다며 "낮은 평균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환율 전가율을 완만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 역시 전가율과 밀접한 관계를 보였는데, 그 형태는 'U자형'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지나치게 낮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높을 때 전가율이 높았고, 중간 수준일 때 가장 낮았다.
BIS는 이런 현상이 환율 변동성이 중간 수준일 때 가격설정자들이 환율 변동에 대응한 가격 조정을 미루는 관망세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밖에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일수록 전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중앙은행이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정부도 재정을 건전하게 운용해야 환율 변동이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제한된 수준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함의가 도출된다.
아울러 환율 변동성을 인위적으로 지나치게 억누르거나 반대로 방치하는 정책 모두 환율 전가율을 높일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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