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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진출 선언한 젠스파크, 8개월 만에 7천개 기업 매료시킨 비결은

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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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 이상 AI 모델 조합…이용자는 모델 아닌 결과물에 집중

업무 맥락 기억하는 '세컨드브레인'으로 기업 시장 공략

한국 3대 시장으로 평가…3년간 1억달러 투자 계획

젠스파크 한국 공식 진출 선언

[촬영: 윤영숙 기자]

에릭 징 젠스파크 공동창업자 겸 CEO

[촬영: 윤영숙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젠스파크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젠스파크는 지난해 11월 기업용 서비스 '젠스파크 포 비즈니스'를 출시한 뒤 8개월 만에 전 세계 7천곳 이상의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서비스 출시 9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3개월 뒤에는 2억5천만달러까지 끌어올렸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6억4천500만달러, 기업가치는 26억달러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메타, 유튜브, 핀터레스트 출신 전문가들이 설립한 신생 기업이 빠르게 기업용 AI 시장에 침투한 셈이다.

젠스파크의 빠른 성장에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지원도 뒷받침됐다. 한국계 투자자로는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미래에셋캐피탈이 참여했다. 해외 투자자로는 미국의 에머전스 캐피털 파트너스와 업어니스트 캐피털, 일본의 SBI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 테마섹 산하 파빌리온 캐피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젠스파크의 성장 비결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앞세우기보다 여러 AI 모델과 업무 도구를 조합해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완성하는 데 집중한 전략에 있다.

젠스파크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을 포함한 70개 이상의 최신 AI 모델을 연결해 사용한다. 이용자의 요청을 분석한 뒤 검색과 추론, 글쓰기, 코딩, 이미지·영상 제작 등 작업별로 적합한 모델을 자동으로 배정한다.

이용자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성능과 가격을 비교하거나 사용법을 다시 배울 필요가 없다. 프레젠테이션과 재무 모델, 고객용 문서, 웹사이트 등 원하는 결과물을 자연어로 요청하면 AI 에이전트가 작업을 나눠 실행한다.

젠스파크는 이를 통해 이용자가 수많은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데 시간을 쓰지 않고 본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젠스파크 관계자가 발언하는 모습

[촬영: 윤영숙 기자]

에릭 징 젠스파크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사용자들은 너무 많은 AI 도구와 모델을 어렵게 느끼고 있으며, 기억해야 할 정보도 지나치게 많다"며 여러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지 않아도 AI가 이용자의 업무 방식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고 사람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미래에셋캐피털 관계자는 앞으로는 하나의 기반 모델이 AI 시장을 독식하기보다 각 모델이 특정 작업에 특화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모델들이 범용 상품으로 평준화되기보다는 전문화되고 있어 여러 모델의 장점을 묶어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기업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젠스파크의 경쟁력으로 모델과 각종 도구, 업무 맥락을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능력을 꼽았다. 기업 이용자들은 어떤 모델을 준비하고 선택할지 고민하기보다 필요한 일을 쉽고 빠르게 끝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젠스파크 AI 워크스페이스 6.0 출시

[촬영: 윤영숙 기자]

젠스파크가 지난 24일 서울에서 공개한 'AI 워크스페이스 6.0'은 이러한 전략을 기업의 일상 업무 전반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핵심 기능은 이메일과 문서, 회의, 업무 애플리케이션에 흩어진 정보를 지속해서 축적하는 메모리 레이어 '세컨드브레인'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개별 대화나 작업이 끝날 때마다 맥락을 잃어버렸다면 세컨드브레인은 과거 프로젝트와 의사결정, 업무 관계, 커뮤니케이션 이력을 후속 작업에 활용한다.

이메일과 캘린더, 채팅 기록은 물론 허브스팟과 노션,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에 분산된 정보를 하나의 메모리로 연결한다. 이용자는 AI가 기억한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수정하거나 다운로드·삭제할 수 있다.

젠스파크는 회의와 통화 등 화면 밖에서 발생하는 업무 정보까지 저장하기 위해 카드형 하드웨어 '세컨드브레인 노트'도 내놨다. 회의 내용을 녹음한 뒤 검색 가능한 메모리로 변환해 세컨드브레인에 동기화하는 제품이다.

젠스파크는 스마트폰으로 회의를 녹음할 경우 녹음과 전사, 요약, 문서 작성에 각각 다른 도구를 사용해야 하지만 세컨드브레인 노트는 녹음된 정보를 AI 워크스페이스의 후속 업무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축적된 업무 맥락은 실제 결과물 제작에 활용된다.

'젠메일'은 이용자의 이메일 표현 방식과 업무 관계를 파악해 회신 초안을 작성하고, 'AI 디자인'은 기존 프로젝트의 맥락을 반영해 시각 자료와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

협업 플랫폼 '젠팀'에서는 마케팅과 디자인, 개발, 리서치 등의 역할을 맡은 AI 에이전트를 단체 대화방의 팀원처럼 불러 사람과 함께 일하도록 할 수 있다.

세컨드브레인이 업무를 기억하면 젠메일과 AI 디자인이 이를 결과물로 전환하고, 젠팀이 같은 정보를 사람과 여러 AI 에이전트 사이에 공유하는 구조다.

젠팀에서 AI에이전트와 팀 멤버들이 채팅하는 모습

[촬영: 윤영숙 기자]

젠스파크는 한국을 현재 매출과 이용자 규모 기준 상위 3개 시장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향후 3년간 한국에 1억달러를 투자해 인력을 확충하고 마케팅과 투자, 기업 고객 및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시스템 통합업체 및 기술 기업들과 협력해 기업의 내부 업무 흐름에 서비스를 깊이 연동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업용 AI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려면 이메일과 회의, 사내 문서를 장기간 축적하는 서비스에 대한 보안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기존 시스템 및 데이터베이스와의 안정적인 연동과 함께 임직원이 AI를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관리 체계를 제공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AI 모델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이용자가 배워야 할 모델과 도구도 늘어나고 있다. 젠스파크는 이 복잡성을 하나의 워크스페이스 뒤로 감추고 사람이 AI를 배우는 대신 AI가 사람의 업무 방식을 배우도록 하는 전략으로 한국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젠스파크 AI로 팟캐스트를 만드는 모습

[촬영: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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