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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공제회, '살림 총괄' 또 군 출신…감사원 지적에도 관행 반복

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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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요건 10년 전 대비 후퇴 수준, 관리 부실→투자 손실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24조 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군인공제회가 집안 살림을 총괄하는 기획관리본부장에 또다시 군인 출신 인사를 앉히려 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 감사에서 육군사관학교 선후배 간 봐주기 정황이 드러나 인사 시스템 쇄신 요구가 제기됐지만, 핵심 보직에 군인 출신을 기용하는 관행을 반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조 살림 자리, 이번에도 군 출신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최근 기획관리본부장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기획관리본부장은 군인공제회 전반 기획·계획, 업무혁신, 조직관리, 예산 편성, 대외협력, 사업체 관리 등을 관장하는 자리다. 공제회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자리인 만큼 통상 주요 공제회에서는 내부 출신 인사가 올라간다.

일례로 교직원공제회 경영지원이사는 공제회에서 대외협력팀장, 법무지원팀장, 경영전략기획실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행정공제회 기획조정실장도 기업투자팀장, 심사평가팀장, 리스크관리팀장 등을 거쳐 내부 승진한 사례다.

하지만 군인공제회는 기획관리본부장 자리에 매번 군인 출신을 반복적으로 뽑고 있다.

이번 기획관리본부장 자격요건에는 중령 또는 대령으로 전역하거나 전역 예정인 자, 4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한 자, 팀장 이상의 관리자 경력과 채용직무 관련 업무분야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보유한 자 등 3가지만 명시돼있다.

군인공제회 인사 규칙에 규정돼있는 본부실장급(M2) 채용 자격 요건이다.

십여 년 전인 지난 2014년 공고에서는 '각 군 본부 이상의 정책부서에서 기획업무 유경험자'를 자격 요건에 포함했던 것보다도 후퇴한 수준이다. 2020년 인사 규칙 개정으로 채용 자격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10년간 군인공제회 기획관리본부장(또는 기획조정실장) 자리는 회계사 출신인 김정한 현 기조실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육사 등 군인 출신이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서 부작용 드러났는데도…반복되는 인사 관행

일각에서는 군인들이 납입한 기금을 운용하는 군인공제회가 한 대학 출신에게 은퇴 후 자리를 마련해주는 용도로 쓰이면서, 관리 부실에 따른 투자 손실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상당하다고 우려한다.

앞서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 군인공제회 자회사 공우이엔씨는 2019년 전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선 인천 생활형숙박시설 사업이 무산되면서 367억원의 손실을 봤다.

군인공제회는 공우이엔씨가 사업수익 대비 무리한 보증을 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공우이앤씨 대표와 육사 선후배 관계인 공제회 실장이 문제를 은폐한 정황이 밝혀졌다.

특히 오는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제회 업무 전반에 대한 빠른 이해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감 등 대외협력을 책임지는 기획관리본부장을 군인 출신으로만 모집한다는 것에 대해 내·외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다음달 중 채용될 기획관리본부장은 입사하자마자 9월 국감을 챙겨야 하는 일정이다.

군인공제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른 공제회를 보면 기획 부문 수장은 대부분 내부 전문가가 올라간다"며 "내부에서 기조실장으로 올라갈 인물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외부에서 수혈한다는 것은 국방부 외압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군인공제회 "절차 따라 채용"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 측은 "내부 직위에 대한 별도 내부 공모 절차는 군인공제회 제규정상 없다"며 "2024년 9월에는 외부 채용 절차를 진행했으나 적임자가 없어 인사 규정에 따라 내부 인원으로 보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감을 앞두고 외부 채용을 진행하는 이유로는 "군인공제회는 특정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체계화된 시스템과 제규정 및 업무절차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선후배 봐주기 문화가 없어지도록 시스템 개선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업체 관리 소홀로 생긴 문제이기에 업무 절차를 철저히 하라는 내용이었다"며 "(감사원 지적 이후) 업무 절차 준수, 경영 실태 점검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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