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KEC 생산라인·방산 체계기업 연계 강점
대전, 방사청·ETRI·KAIST 기반 연구·공정개발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부가 민관 합작 국방반도체 상생팹 구축을 공식화하면서 경북도와 대전의 국방반도체 거점 선점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경북은 구미 지역 기업인 KEC의 생산시설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방산 체계기업을 연계한 '국방 상생파운드리'를 추진하고 있다.
대전은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연구·수요기관 집적을 강점으로 공공팹과 양산팹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상생팹의 사업 방식과 입지 선정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두 지역이 서로 다른 산업 기반을 앞세워 국방반도체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27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 방위사업청은 지난 23일 '국방반도체 국산화 및 산업생태계 조성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존 공공·민간 팹을 활용해 국방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별도의 민관 합작 상생팹을 구축해 민간 파운드리의 제조·양산 R&D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생산시설 계획을 내놓은 곳은 경북도와 구미다.
경북도는 방산 특화형 시스템반도체 거점으로 지목된 구미에 KEC와 협력해 '국방 상생파운드리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EC의 기존 생산 기반을 활용해 국방반도체 생산라인과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방 핵심 소자의 국산화와 제조공정 표준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설계부터 제조와 검증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피지컬 AI 기반 국방반도체 통합 실증 허브'도 단계적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기업과 방산 체계기업이 함께 집적돼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역에는 KEC와 SK실트론을 비롯해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 등 반도체 공급기업과 국방반도체 수요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국산 반도체를 개발한 뒤 생산하고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검증하는 과정을 지역 내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경북도의 구상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금오공대, 구미전자정보기술원,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EC 등 12개 기관과 국방반도체 자립화 및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75억원을 투입해 적외선·열상 센서와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증폭기 등 국방 핵심 반도체 기술도 개발한다.
(구미=연합뉴스) 2026년 구미 반도체산업 기업협의회 정기총회 및 사업설명회가 8일 경북 구미시 호텔금오산에서 열리고 있다. 2026.7.8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tkht@yna.co.kr
대전은 연구개발과 공정 설계, 시험·검증 분야의 집적도를 앞세우고 있다.
대전에는 방위사업청 대전청사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나노종합기술원 등 국방·반도체 관련 기관이 밀집해 있다.
국방반도체 사업 기획과 수요 발굴, 원천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과 시험평가를 연계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국방반도체사업단도 2024년 대전에 문을 열었다. 사업단은 국방반도체 사업 기획·관리·평가와 R&D 과제 집행, 공급망 관리 등을 담당한다.
대전시는 2024년 방위사업청과 국방반도체 발전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KAIST와 ETRI, 한화시스템, 대전테크노파크와 국방·우주반도체 국내 공급망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기관들은 국방·우주반도체 공동 R&D와 공정개발, 제조를 위한 공공팹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최근 대전시는 국회에도 국방반도체 공공팹과 양산팹 구축, 방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 등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대전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의 박용갑 의원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박 의원은 "대전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반도체의 R&D-설계-실증-제조에 이르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할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대전에 국방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서울대·성균관대와 국방반도체 기술 워크숍을 열고 레이다와 탐색기,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위성·전술통신, 고출력 마이크로파(HPM) 무기용 반도체 칩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확보한 국방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미와 대전의 전략은 경쟁 관계이면서 동시에 상호 보완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전이 국방반도체 원천기술과 설계, 시제품 제작, 시험·인증에 강점이 있다면 구미는 기존 생산라인과 반도체 공급기업, 무기체계 제조기업을 갖추고 있다.
정부도 기존 공공팹과 민간팹을 함께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전이 R&D와 초기 시제품 제작을 맡고 구미가 생산과 무기체계 적용을 담당하는 분산형 협력 모델도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상생팹이 하나의 대규모 독립 생산시설로 건설될지, 지역별 공공·민간 생산시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형태로 구축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생산 공정과 투자 규모, 사업자 선정 방식, 입지 기준을 공개하면 구미와 대전을 비롯한 지자체의 국방반도체 거점 확보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석재왕 방위산업 혁신과 성장 포럼 대표가 7일 국회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방위산업 혁신과 성장 포럼이 연 '국방반도체 산업 성장과 생태계 혁신' 세미나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2026.7.7 nowwego@yna.co.kr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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