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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분간 이어진 한-브라질 정상회담…공급망·방산·우주 총망라한 '경제안보 동맹'

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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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리아=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36분간 이어진 정상회담을 통해 공급망과 핵심광물, 방산, 우주, 인공지능(AI), 에너지 협력까지 아우르는 미래 협력 청사진을 제시했다.

과거 자동차와 철광석 중심의 교역 관계를 넘어 경제안보와 첨단산업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한·브라질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상은 27일(현지시간) 오전 브라질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소인수·확대회담을 잇달아 진행했다.

이날 회담은 오전 11시 8분 시작해 오후 1시 26분까지 약 136분간 이어졌다. 당초 예정된 스케줄보다 50여분이나 길어진 회담이었다.

국빈방문 정상회담으로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는 양국 협력은 물론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와 공급망 재편, 국제정세까지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특징은 협력의 무게중심이 크게 달라졌다는 데 있다.

그동안 한·브라질 협력은 자동차와 조선, 철강, 농축산물 등 전통 제조업과 교역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핵심광물과 첨단산업 공급망, 우주, 청정에너지, 사이버보안, 방산 등 경제와 안보가 결합된 분야가 정상회담의 전면에 등장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주협력과 산업기술, 에너지, 사이버보안 등 7건의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공동성명에도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와 첨단 제조업 협력, 디지털 전환, 청정에너지 확대 등이 주요 의제로 담겼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한국과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공동시장) 간 무역협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공급망 협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 역시 한국을 산업과 기술 분야의 핵심 협력국으로 평가하며 에너지와 산업기술,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

특히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핵심광물과 첨단 제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브라질은 철광석과 니오븀, 희토류 등 전략광물을 비롯해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조선, AI 등 첨단 제조 역량을 갖춘 만큼 상호 보완성이 크다는 평가다.

우주 분야 협력도 눈에 띈다.

브라질은 적도 인근 알칸타라 우주센터를 보유한 우주 강국으로 꼽힌다. 이번 협력을 계기로 위성과 발사체, 우주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방산 협력도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브라질이 추진 중인 공군 현대화 사업과 군수산업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양국은 국방산업과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조만간 국내로 들여오는 대형 수송기 C-390을 시찰하며 방산에 대한 협력 의지를 직접 피력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에도 힘이 실렸다.

한·메르코수르 FTA는 2018년 협상을 시작했지만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FTA의 의미도 단순한 시장 개방을 넘어 공급망과 경제안보를 연결하는 제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소통 플랫폼을 구축, FTA를 포함한 브라질과의 현안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정상회담 분위기 역시 기존 정상외교와는 달랐다.

이날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소년공 시절 경험을 공유하며 노동과 성장, 사회적 약자에 대한 철학을 함께 언급했다. 양국 관계뿐 아니라 두 정상 간 개인적 신뢰도 확인됐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이 만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마주한 양국 정상은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경제안보 중심으로 한층 심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체결된 협력 문서의 숫자보다 한국의 대(對)브라질 전략 변화에서 찾고 있다.

과거 한·브라질 관계가 '무엇을 사고파는가'에 머물렀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공급망과 첨단산업, 우주와 방산까지 함께 설계하는 관계로 협력의 범위를 넓혔다.

경제와 안보가 결합하는 시대에 맞춰 양국 관계 역시 전통적인 교역 파트너를 넘어 '경제안보 동맹'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정상회담이 남긴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이재명 대통령, 한-브라질 확대 정상회담

(브라질리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관저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6.7.28 xyz@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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