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사기 범죄가 날로 조직화·지능화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든든한 뒷배'로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보험사기 혐의로 대형 한방병원을 고소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지난 4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은 자생한방병원을 공동으로 고소했다. 교통사고 환자에게 미리 제조한 고가의 한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해 수백억원대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다.
금감원은 일부 자생한방병원에서 보험금 청구가 부적절하게 이뤄진 정황을 파악하고 손보사들이 관련 자료를 모아 동시에 수사를 의뢰하도록 했다.
결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달 초 강남구 자생한방병원과 자생의료재단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일부 요양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페이백(환급) 행위에 대해서도 보험사기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보험업계를 독려하며 '칼'을 벼르고 있다.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작년 1조1천571억원 수준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까지 고려하면 약 9조원으로 사기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기 범죄가 이처럼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부터 보험사기 등 민생침해 금융 범죄에 대한 근절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지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이 원장의 보험사기 단속 강화 기조는 이어졌다.
경상환자 8주 초과 장기 치료를 관리하는 이른바 '8주룰' 도입 등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관계기관과의 강력한 공조를 통해 현장 적발과 수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보험업계 역시 호응하고 있다. 예컨대 손해보험협회는 상습·악성 자동차보험 사기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교통사고 분석 프로그램 '한국형 마디모' 고도화에 나서는 등 자체적인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절박하다. 보험사기는 특정 금융사의 손실로 끝나지 않고 선량한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사회적 비용으로 직결된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근절 의지를 표명하며 칼을 빼어 든 것은 반가운 일이나, 단발성 단속이나 이슈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조직화·지능화되는 보험사기 수법에 맞서려면 일관되고 지속적인 수사 지원과 더불어 미뤄진 제도 개혁도 조속히 병행돼야 한다. 당국이 보여준 강력한 근절 의지가 끝까지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촬영 안 철 수] 2026.2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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