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간 수급 불균형에 마켓메이킹 위축 우려도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 전 테너에서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화자금시장의 수급이 꼬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조달자금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 출회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진 영향이 있지만, 달러 공급만으로는 높은 변동성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8일 연합인포맥스 엑셀 연결(화면번호 1333)의 스와프포인트 일별 히스토리에 따르면 전일 1개월물 FX스와프포인트 중간값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플러스(+) 0.20원, 한국자금중개에서 +0.10원에 마감했다.
1개월물이 양수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2022년 6월 2일 이후 약 4년 2개월 만이다.
같은 날 1주일물은 +0.30원, 초단기물인 오버나이트(O/N)와 탐넥(T/N·tomorrow and next)은 각각 +0.080원과 +0.010원에 호가되는 등 단기물 강세가 전 테너로 확산하는 모습이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ADR 관련 자금과 네고 물량으로 달러가 풍부해진 점을 상승 요인으로 지목한다.
다만, A외국계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최근 달러 유동성이 많이 공급된 것은 맞지만 달러는 글로벌 통화라 많으면 어딘가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SK하이닉스 달러 공급만으로 지금의 움직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가 일부에서는 남고 일부에서는 부족한데, 자금이 잘 돌지 않는 문제가 더 크다"며 "증권사 쪽은 원화 잉여로 보이지만 외국계은행 등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비중을 나눈다면 원화 시장이 꼬인 영향이 70%, SK하이닉스 영향이 30% 정도"라며 "레포시장에서는 원화가 남는데 콜시장에서는 원화가 부족한 식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관측했다.
B시중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도 "전일 비드가 정말 강했다"며 "오퍼 거래는 많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전 테너가 뜯기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 쪽에 원화 숏이 있었고, 지준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단기물이 크게 오르면서 장기물까지 영향을 받았는데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상반기에 월말을 앞두고 스와프가 비디시해지는 경향이 강했는데, 여기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네고 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강세 요인이 맞물린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팟이 오르면 다시 네고가 나오고, 역외에서는 달러를 매수하는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런 식으로 수급 왜곡이 한 번 발생하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반기말이나 분기말과 같은 특별한 결제일이 아닌데도 단기물이 이론가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에도 외화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FX스와프 초단기물이 급등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탐넥은 양 중개사에서 모두 +0.60원에 마감했고, 이튿날 오버나이트는 한때 +1.00원을 웃돌았다.
당시에는 반기말과 분기말이 겹치면서 증권사와 외국계은행 등을 중심으로 원화 조달 수요가 일시에 몰린 영향으로 해석됐다. 달력이 7월로 넘어가면서 초단기물 가격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뚜렷한 계절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단기물 강세가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감이 재차 커지는 분위기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특별한 결제일도 아닌데 단기물이 이러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일"이라며 "하루물부터 기준이 흔들리면 기간물을 마켓메이킹하는 참가자들이 적정 가격을 가늠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초단기물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딜러들이 기간물 호가를 적극적으로 내기 어려워지고, 시장 유동성이 얇아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원화 유동성 관리가 기관 간 자금 수급 불균형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면서 FX스와프시장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C은행 딜러는 "변동성이 이렇게 높은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시장이 왜곡된 상황인데 매수자가 무언가를 잘못 판단하고 있거나, 어쩔 수 없이 높은 가격에도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아시아에서는 달러가 부족하지 않아 강세 흐름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다"며 "지난달에도 초단기물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하루 만에 정리된 적이 있었지만, 스와프는 왜곡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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