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이 24시간 개장 4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의 '종가' 인식은 여전히 오후 3시 30분 환율에 머물고 있다.
오전 6시 종가가 새롭게 등장했지만 종가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6일 시작된 24시간 무중단 체제 가동 이후 외국환 중개회사들은 오전 6시와 오후 3시 30분을 기준으로 하루에 두 번 종가를 산정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6시에 장이 열리고 토요일 오전 6시에 폐장하므로 현재 체제에서 산출되는 종가는 장이 문을 닫는다는 의미에서 산정하는 종가는 아니다.
장 마감과 무관하게 필요에 따라 산출하는 종가로 오전 6시 기준 환율은 개장 이후 24시간 단위로 추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분을 지어주는 성격이 강하다.
오후 3시 30분 종가는 과거 체제의 흔적으로 볼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에 개장해 오후 3시 30분에 장을 마치던 때 종가를 계속해서 산출하는 것이어서다.
오후 3시 30분은 증시 등 금융 시장이 마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 현재 매매기준율인 시장평균환율(MAR)이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30분 사이의 환율과 거래량을 기반으로 도출된다는 점에서도 3시 30분 환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외환시장에서 오전 6시와 오후 3시 30분, 하루에 종가가 두 번 산정되지만 아직 시장은 오후 3시 30분 종가만을 기준점으로 삼는 분위기다.
우선 거래가 활발한 시간대라는 점에서 '종가'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종가 관련 픽싱 물량이 많다 보니 거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 시간대를 기점으로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MAR 산출의 기준이 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도 오후 3시 30분 종가는 중요시된다.
반면 오전 6시 종가는 유동성이 급감한 시간대에 산출된 환율인 만큼 시장 참가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거래가 활발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존재하는 것도 이런 인식을 강화한다.
활성화된 NDF 환율이 있는데 굳이 거래가 없는 오전 6시 기준 현물환 환율을 찾아볼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이에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종가는 사실상 오후 3시 30분 환율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아직 오후 3시 30분 종가를 쓰고 있다"며 "오전 6시 종가는 의미가 없고 뉴욕장 NDF 호가가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트레이더들이 우리 외국환 중개회사를 통한 거래를 많이 해야 오전 6시 종가가 의미가 있을 텐데 그렇게 되려면 최소 1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B외국계은행 딜러는 "여전히 오후 3시 30분이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라며 "종가 거래가 엄청나게 많고, 3시 30분 이후에는 국내 기업들의 거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오전 2시에서 6시 사이 거래가 매우 적은데 그마저도 NDF 가격을 따라 움직인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전 6시 종가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첫날인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7.6 jieunlee@yna.co.kr
시장이 주중 무중단 운영되는 구조로 인해 단순히 오전 6시에 찍힌 환율이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오후 3시 30분 환율이 기준율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기능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이유가 생겨야 의미도 부여될 것이란 견해다.
C시중은행 딜러는 "사실 새벽 6시 종가는 아직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6시에 장이 닫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거래가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큰 의미는 없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오후 3시 30분 환율만이 종가 역할을 할 전망이다.
D증권사 딜러는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30분 사이 거래가 코어라는 인식이 있다"며 "유동성, 호가가 이 시간을 기점으로 확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인식도 내년에는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매매기준율이 MAR에서 오후 4시 기준 시간가중평균환율(TWAP)로 바뀌기 때문이다.
오후 4시 환율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오후 3시 30분 환율의 의미는 크게 퇴색될 것이란 견해가 많다.
E은행 딜러는 "아직 MAR도 존재하고 선물, 유가증권시장 등도 오후 3시 30분 부근에 종료되다 보니 이때 종가를 기준점으로 보고 있다"며 "프론트 데스크의 평가 기준도 오후 3시 30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서서히 바뀌게 될 것 같다"며 "기준율이 오후 4시 TWAP으로 바뀌면 자연스럽게 기준점이 오후 4시 부근으로 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A딜러도 "내년에 MAR이 없어지고 4시 TWAP이 기준율이 되면 4시 종가를 많이 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딜러는 "내년에 오후 4시 TWAP이 기준율이 되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종가 거래가 엄청나게 많은 것을 봤을 때 기준점도 옮겨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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