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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CNBC의 '매드 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인공지능(AI)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크레이머는 27일(현지시간) 방송에서 엔비디아가 오픈AI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와 관련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공급업체가 고객의 대규모 구매를 뒷받침하는 구조는 과거 시장 과열 국면에서 반복됐던 위험한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2000년을 겪었다"며 "그 후속편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레이머의 발언은 엔비디아가 오픈AI가 추진하는 오하이오주 10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캠퍼스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나온 것이다.
크레이머는 이번 사례가 최근 AI 산업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순환적 자금 조달' 구조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주요 고객이기도 한 AI 기업들에 직접 투자해왔다. 지난 3월 오픈AI에 300억 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앤트로픽에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투자가 AI 생태계 확대를 지원하면서 장기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크레이머는 과거 통신 장비 업체들이 고객사의 대규모 장비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 지원을 제공했던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후반 통신 장비 업체들은 고객사의 설비 투자를 지원하며 매출을 크게 늘렸지만, 이후 자금력이 부족한 고객들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공급업체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크레이머는 "2000년에 우리가 배운 교훈은 자신의 제품을 구매하는 기업에 돈을 빌려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 자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매우 강력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경고가 엔비디아의 사업 경쟁력이나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부정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구매자인 오픈AI가 실제로 이 칩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면, 예를 들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엔비디아는 매우 좋은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구매자가 비용을 지불하지 못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지난 6월 IPO를 위한 비공개 서류를 제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비상장 투자자들로부터 8천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머는 위험이 엔비디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실적을 의존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실적을 책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며 "시장이 더 이상 데이터센터에 자금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투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대금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시 2000년으로 돌아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이러한 프로젝트를 지원할 충분한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강력한 재무제표가 항상 고객의 과도한 투자와 부채 문제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엔비디아는 세상에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이런 보증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유는 단 하나, 역사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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