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용 NEOS 아시아전략총괄 유선 인터뷰
[사진: 본인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한 이태용 미국 네오스(NEOS) 공동설립자 겸 아시아전략총괄(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한국처럼 레버리지 상품 쏠림이 큰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이 총괄은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레버리지 ETF 자체에 주목하기보단 이 상품이 어떤 기초자산에 레버리지를 적용하는지, 소속 시장(나라)이 어딘지를 봐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과의 규제 정합성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시 전부터) 국가별 고유한 특성을 감안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괄은 "미국은 시장 규모가 큰 데다, (레버리지 ETF가 등장한) 초기에는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가 상품을 주로 이용해 지난 20년간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반면 한국은 일부 종목의 비중이 상당하고 개인투자자의 고배율 상품 선호가 강하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여러 상황을 고려했다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쏠림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면서도 "이미 쏠림은 현실화했다. 지금으로선 ETF 출시의 적절성을 따지거나 책임론을 다투기보다는, 당국이 적극 개입해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괄은 글로벌 ETF 시장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로셰어즈(ProShares) 재직 당시 미국 최초의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직접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2년부터 레버리지 상품을 처음 개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기까지 약 6년이 걸렸다고 한다. 당국과 숱한 교류 끝에 처음 상장한 감회가 남달랐던 이유다. 이후 그는 2008년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100 등 여러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 60여개 출시를 주도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으로 역임할 당시엔 글로벌 ETF 사업을 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홍콩, 콜롬비아 등 6개국으로 넓혔다. 그는 2021년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에 선임되고서는 미 자산운용사 네오스를 설립했다. 현재는 미국 ETF 운용사인 네오스의 아시아 어드바이저를 총괄하고 있다.
이 총괄은 "첫 도입 당시 프로셰어즈는 개인투자자에게 레버리지 ETF를 마케팅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개인 등 모두에게 투자를 열어뒀지만 굳이 운용사가 나서서 수요를 자극하진 않았단 얘기다.
그는 "ETF는 선물이나 옵션과 달리 진입 장벽이 거의 없는 공개된 상품"이라면서 "거래소에 상장되면 누구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일수록 운용사가 개인 수요까지 부추겨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내 유튜브 공식 계정과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 채널을 통해 쏟아지는 ETF 광고들을 우려스럽게 보는 이유다.
이 총괄은 "최근 수년간 개인투자자를 겨냥해 성행한 온라인 마케팅·광고를 감독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며 "ETF가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금융감독원 등이 나서서 효과적으로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상품 출시 전 심사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수요가 있는 상품이라도 하더라도 레버리지(인버스)가 적용되는 기초자산이 충분히 버틸 여력이 되는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하진 않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SEC는 기존 상품과 구조가 같거나 유사한 ETF에 대해 승인 절차와 기간을 상당폭 간소화하는 시장친화적 제도를 운영해 왔다"며 "다만 최근 일부 운용사가 이를 악용해 고위험 상품을 무분별하게 출시하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의 위험성과 시장 왜곡 가능성이 화두가 됐고 SEC 등 당국의 개입이 다시 시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도 미국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단 설명이다. 이 총괄은 "한국은 개인 투자자들 성향이 상당히 공격적이고 그만큼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쏠림이 크기 때문에, 당국의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상품의 무분별한 출시라든가 개인투자자들의 무지성(상품의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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