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AI 수요 증명 과정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코스피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과 중국의 기술 추격 우려가 겹치며 급락하고 있지만, 현재 주가는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반영한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8일 코스피가 6,000선이 위협받는 수준까지 급락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기존에는 미국 빅테크가 AI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지 등 반도체 수요가 유지될지에 대한 걱정이었다"며 "지금은 중국발 기술 격차 축소 우려가 더해지면서, 시장 심리가 더욱 취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과점하는 구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제는 공급 경쟁까지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것"이라며 "진위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만, 시장은 극단적인 걱정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구조적인 변화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이 센터장은 "당장 오늘 하루만 본다면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도 같이 빠지고 있어서 어느 쪽이 수혜고 피해인지 구분 짓기는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반도체 센티멘트가 취약해지면서,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려는 모습이 반영된 장"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과도한 공포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금 주가는 사이클 둔화뿐 아니라 사이클 자체를 부정하는 수준까지 반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미래 이익을 당겨 반영했더라도 3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반도체가 경기민감(시클리컬) 업종으로 평가받던 시기에도 주가 바닥은 PER 4~6배 수준에서 형성됐다"며 "현재는 그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시장의 공포가 극단적으로 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급이 워낙 취약해 단기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지만 지금의 주가 수준은 이미 최악을 가정한 가격"이라며 "여기서 더 레벨 다운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강력한 AI 수요'를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시장이 알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AI 수요가 실제로 충분히 강해 투자가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어떤 실적이 나와도 쉽게 믿지 않는 단계"라며 "빅테크의 투자 가이던스와 AI 관련 수요가 숫자로 확인돼야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존 실적 전망이 유지된다면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조정할 생각은 없다고도 했다.
이 센터장은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본격적으로 하향된다면 기존 전망을 조정해야겠지만, 현재까지 어닝 사이클이 꺾였다고 볼 근거는 없다"며 "기존 실적 전망이 유지된다면 이번 조정 이후 추세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