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상장사 5~10% 타깃…6년 연속 기준 밑돌면 '면제 특례'도 박탈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오는 11월부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만년 하위권에 머물며 기업가치 제고를 외면한 상장사 명단이 시장에 전격 공개된다. 코스피 상장사는 업종 내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3년 연속 머물면 주식 거래창에 '저PBR' 꼬리표(태그)가 붙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저PBR 기업 공표 제도 세부기준(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내놓은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로, 저평가된 주가를 방치하는 기업을 시장에 알리는 이른바 '네이밍 앤 셰이밍(Naming & Shaming)' 정책이다.
공표 대상은 글로벌산업분류체계(GICS) 기준 11개 업종별로 매 반기 PBR을 산정해, 누적 3년(6개 반기)간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당초 정부는 '1년(2개 반기) 연속 하위 20%'를 예시로 들었으나, 산업 사이클과 투자 성과 가시화 시기를 고려해 평가 기간을 3년으로 늘렸다.
대신 제도의 실효성을 잃지 않도록 코스피 기준선을 하위 25%로 상향했다. 코스닥은 현재 부실기업 퇴출 등 시장 구조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하위 10%로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
일회성 주가 상승으로 명단에서 빠져나가는 꼼수도 차단했다. 6개 반기 중 단 1개 반기만 기준을 넘겼다면, 과거 7번째 반기 수치까지 추적해 공표 여부를 엄격하게 가린다.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기 위한 '당근'도 마련했다. 저PBR 개선 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공시하면 향후 1년(2개 반기)간 공표를 면제해 준다.
하지만 장기간 주가를 방치한 상장사에는 이 같은 면제 특례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누적 6년(12개 반기)간 기준을 밑돈 만년 저PBR 기업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더라도 얄짤없이 명단에 오르게 된다. 계획을 넘어 '실제' PBR을 끌어올리라는 당국의 강력한 메시지다.
거래소가 지난 5월 기준으로 간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특례 적용조차 불가능한 '최소 공표' 기업은 약 120개(코스피 80개·코스닥 40개)로 집계됐다. 공표 기준에 선 '최대 공표' 기업은 약 220개(코스피 130개·코스닥 90개) 수준이다. 이는 국내 전체 상장사의 5~10%에 달하는 규모다.
명단은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에 거래소 공시 홈페이지(KIND)에 공개된다. 특히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종목명 옆에 '저PBR' 태그가 직접 노출돼 투자자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다만 오는 11월 2일 첫 공표 때는 소급 적용 논란을 피하고자 예외를 뒀다. PBR 산정 기준일인 10월 22일 수치가 기준선만 넘기면 첫 명단에서는 빠질 수 있다. 거래소는 오는 9월 중 상장사들이 자체 PBR 현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시스템을 열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사후 관리도 옥죈다. 저PBR 공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향후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할 경우 PBR 등 주주가치 관련 지표를 종합 심사 요인 중 하나로 깐깐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에도 저PBR 기업에 대한 가치 제고 관여(Engagement) 활동을 명시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5일부터 관련 규정 개정안을 예고하고 시장 의견 수렴을 거쳐 9월 중 금융위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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