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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왜 네이버에 직접 투자했나

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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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조 투자해 지분 4.5% 확보…SPV 아닌 직접 투자

GPU 공급망·브룩필드 자금·네이버 풀스택 결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엔비디아의 네이버[035420] 지분 취득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네이버를 아시아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의 전략적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고객에서 벗어나, 엔비디아 생태계를 기반으로 컴퓨팅 자원을 외부 기업에 판매하는 '네오클라우드' 사업자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보통주 724만1천564주를 발행하는 1조4천80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납입이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약 4.5%를 보유한 3대 주주가 된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브룩필드를 12주간 독점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최소 9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투자금까지 합치면 2028년까지 추진되는 사업 규모는 총 100억달러에 달한다. 네이버는 자사주 3.1%도 소각해 신주 발행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낮췄다.

네이버-엔비디아, AI 팩토리 구축 관련 전략적 투자협약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해 지분 투자 유치에 관한 전략적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7.25 xyz@yna.co.kr

◇ SPV 아닌 네이버에 직접 투자…사업 수익 귀속

이번 거래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엔비디아의 투자 대상이 AI 팩토리 사업을 위해 설립될 특수목적법인(SPV)이 아니라 네이버 자체라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GPU 구입에는 조인트벤처(JV)나 SPV를 활용하고 브룩필드 등 외부 자본을 유치하더라도, AI 팩토리에서 발생하는 사업 성과는 네이버 기업가치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SPV 대신 네이버에 직접 투자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수익을 네이버가 온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의 장래사업·경영 계획 공시 문구에서 엔비디아의 역할이 'GPU 공급과 글로벌 고객 발굴, 매출 및 사업 위험을 공동 부담하는 사업 주체'에서 'GPU 공급의 주체'로 변경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엔비디아는 주주로서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공유하지만, AI 팩토리의 영업 성과와 운영 책임은 네이버에 귀속되는 구조로 해석된다.

◇최신 GPU 조달 가능성 높여…'코어위브 모델' 구축

엔비디아가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등 네오클라우드 기업에 지분 투자한 뒤 최신 GPU를 공급하며 생태계를 확대해온 점도 이번 거래의 배경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지분을 각각 약 11%, 9.3% 보유하고 있다. GPU 수요처에 직접 투자해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네이버 역시 이번 투자로 최신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를 시작으로 같은 해 말 100MW, 2028년 200MW의 AI 팩토리 용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외에서 1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리츠증권의 이효진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네이버를 통해 소프트웨어 피드백을 확보해 산업 내 우위를 유지하며 특히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은 사업자 중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수적인 자금 조달이 용이한 사업자라는 점이 선택의 이유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지분을 투자받으며 GPU 우선 조달권을 확보해 네이버 신사업 구조와 가장 유사할 사업자이다.

그러나 코어위브는 급증하는 부채로 회사의 조달 금리가 크게 상승했지만, 네이버는 연간 2조원 이상의 이익을 창출하고 과거 채권 발행에서 안정적 신용등급을 이미 확보한 점이 엔비디아의 주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GPU 임대 넘어 모델·운영까지…플랫폼 기업 체질 전환

네이버의 경쟁력은 단순히 GPU를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각 춘천'과 '각 세종'을 통해 데이터센터 구축과 무중단 운영 경험을 쌓았으며 클라우드, 자체 AI 모델, 소버린 AI 서비스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 공공·금융·제조 분야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GPU 인프라와 모델, 플랫폼, 운영 서비스를 결합한 풀스택 상품을 제공할 역량을 갖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브룩필드 등 외부 자금을 활용해 네이버의 직접적인 자본 부담을 낮추고, 대형 앵커 고객과 장기 계약을 맺어 가동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고객을 확보하면 기존 광고와 커머스에서 발생하는 현금으로 AI 인프라를 확장하고, AI 팩토리 수익을 다시 성장 투자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네이버가 최신 GPU를 확보하고 대형 글로벌 고객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다면 국내 인터넷 플랫폼에 머물렀던 사업 구조는 아시아 네오클라우드와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 제휴를 통한 네오클라우드 사업 진출로 국내, 글로벌향 매출 기대가 가능해짐에 따라 기업의 체질이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와의 협업은 최신 GPU의 안정적 조달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네이버가 축적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과 클라우드·AI 모델 역량을 글로벌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투자가 "네이버를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서 아시아 네오클라우드 및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자로 재평가하게 만드는 핵심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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