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서은종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 글로벌마켓 총괄본부장은 시장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과도하게 선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총괄본부장은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단기 IRS(금리스와프)에서 네다섯 번 인상을 프라이싱한다고 한국은행이 그만큼 올릴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 따라 유연하게 기준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판단했다.
서 총괄본부장은 "향후 정책 결정의 핵심단어는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라며 "중기적으로 이번 경기 사이클이 시클리컬(경기순환적)일지 구조적일지에 대한 연구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한은의 최종금리는 3.25%에서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연준에 대해서는 구조적 긴축 사이클에 진입하기보다는 '보험성 인상'에 그칠 것으로 봤다.
업무 외 시간에 어떤 것을 하냐는 물음에 "다음 트레이딩을 준비한다"고 웃으며 답한 서 대표는 후배 딜러들에게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바깥세상을 많이 보라"는 조언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서 총괄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은행은 다음 달에 금리를 올릴까. 또 최종 금리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나.
▲ 최종 금리를 3.25%로 보고 있다. 한 번 더 올려 3.50%까지 갈 가능성은 있지만, 코어 뷰는 3.25%다. 8월에 '백투백'으로 인상할지는 데이터 디펜던트하다고 본다. '모든 게 라이브 미팅'이라는 신현송 총재의 발언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거시경제 사이클은 반도체 사이클을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반도체 사이클을 여전히 다소 시클리컬로 보는 반면, 정부와 한국 기업들은 AI 사이클과 반도체 사이클이 구조적으로 오래 갈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한국은행은 두 시각의 리스크를 모두 고려하는 것 같다. 지금 한국 경제가 강건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두 번 정도 더 가능하다고 본다.
--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가.
▲ 한국은행이 환율에 접근하는 방식은 환율이 주는 물가 부담을 중심에 둔다. 환율이 10% 오르면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고, 그 물가가 거시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는 방식이다.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은 환율 상승이 물가에 주는 영향의 크기만큼 대응하는 것이 기본일 텐데, 환율이 1,550원까지 갔다고 갑자기 50bp를 인상한다거나 임시 금통위를 열 것이라고 하는 우려는 과도하고 위험하다.
-- 지금 시장에 반영된 금리 수준은 과도한가.
▲ 금리 인상이 많이 프라이싱 되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유동성 프리미엄 등 여러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해진 결과로 본다. 지난 1년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 유출 압력이 커졌고, 레포 시장 자금도 옮겨가면서 원화 자금 사정이 더 타이트해졌다. 그러다 보니 단기 IRS나 FRA 시장에서 금리 인상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금리 인상은 두 번, 많아야 세 번이 최대치이고 나머지는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봐야 한다. 단기 IRS에서 네다섯 번 인상을 프라이싱한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그만큼 올릴 것이라고 보는 것은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일 수 있다.
-- 신현송 총재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어떻게 평가하나.
▲ 명확하다고 본다. 신 총재뿐 아니라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계속 시그널을 줬다. 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점을 두고 시장에서 논쟁이 많았는데, 그 논쟁 자체가 건강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자율 시장의 가격 조정은 예상치 못한 미국-이란 전쟁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으로 인해 그 조정폭이 예상보다 컸다. 이런 예상치 못한 요인까지 대비하기에는 사실 어려움이 많았다.
-- 미국 통화정책 경로는 어떻게 전망하나.
▲ 미국 금리에는 상방 압력이 있고, 연준도 하반기 중 인상할 수 있다고 본다. 잭슨홀 회의에서 매파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구조적인 인상 사이클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 인플레이션은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처럼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강하게 견인하는 국면이 아니고, 잠재적 위험 요인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든 연준이든 데이터 디펜던트하게 움직일 것이고, 강한 인상 사이클이라기보다는 보험적 인상에 가까울 것이다.
-- 한미 금리 역전이 길어지고 있다. 문제라고 보나.
▲ 내외금리차 자체가 정책 목표는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금리차가 커진다고 해서 무조건 자본 유출이 늘어나는 구조도 아니다. M2(광의통화)가 늘어나면 원화가 무조건 약해진다, 내외금리차 때문에 원화가 약해진다, 이런 방정식으로 설명하기에는 이제 우리나라 시장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성장 강도와 지속 여부, 사이클, 국내외 자금 흐름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같이 고려돼야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BNP파리바의 전략적 방향성은.
▲ 국내외 모든 투자자의 시장 접근과 국내 기업·기관의 아웃바운드·인바운드 거래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화다. 예전에는 해외 주식을 사려면 계좌를 열고 여러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클릭 한 번이면 된다. FX와 금리도 모든 투자자가 클릭 한 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세계를 구현하고 싶다.
-- 딜링룸 구성은.
▲ 딜링룸에는 이자율 트레이더 4명, FX 트레이더 2명이 있다. 세일즈는 상품과 고객별로 여러 명이 은행과 증권에 배치돼 있다. 저도 아직 포지션은 갖고 있다. 시장 조성은 하지 않고 데스크 전체 포지션이나 전략적 포지션, 헤지해야 하는 포지션을 관리하는 인벤토리 매니지먼트 정도다. 트레이더 출신이지만 국내외 고객 미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어보는 가격만 보여주는(reverse inquiry) 트레이딩·세일즈 시대는 끝났다. 트레이더· 세일즈·리서치가 국내외 고객을 찾아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 은행 지역본부 내 작년과 상반기 중 국내 및 해외 고객 미팅 숫자에서 아마 제가 1등일 것이다. 손님이 한국에 궁금한 점이 있을 때 24시간, 일주일 내내 언제든 BNP 한국팀에 물어보면 가치 있는 대답을 해준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서울 딜링룸 팀원들의 몸에 이미 녹아 있고, 그렇게 성장해 왔다. 저는 우승팀을 만들고 싶다. 여러 종류의 팀이 우승을 경험하지만, 우승하려면 좋은 공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를 보는 고객들께 감히 말씀드리겠다. '한국 시장에 대한 질문이 생길 때 BNP 트레이딩, 세일즈, 리서치에 연락하면 글로벌 어떤 기관보다 한국물에 대해서는 잘할 것'이라고.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바깥세상을 많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런던에 처음 갔을 때 마치 심 봉사가 눈을 번쩍 뜬 것 같이 다른 세상을 경험하며 인생이 바뀌었다. '내가 아는 세상은 정말 작은 세상이었구나'하고 느꼈다. 힘들었든 좋았든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 저희 데스크에서도 벌써 3~4명이 함께 일하다가 해외로 나갔다. 뉴욕으로 간 장원준 전무도 여러 통화를 거래하며 성장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해외에서 일하면 고달프겠지만, 뒤돌아볼 생각하지 말라고 하고 보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알프레도가 토토를 떠나보내는 느낌이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외환시장 선진화는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순간순간의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길게 봤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은행이자 한국 국민으로서 긴 전환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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