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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도 스와프도 전망 무의미한 시장…"순간 수급 대응 더 중요"

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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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뷰가 무의미해진 것 같습니다. 예측이 전부 반대로 가는 것 같네요"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전쟁·수급 등 펀더멘털을 압도하는 요인들로 인해 환율 전망이 의미를 잃었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한 달 새 100원 넘게 밀리고, 외환(FX) 스와프포인트도 이례적으로 급등한 뒤 하루 만에 반락하는 등 시장 전반에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달 1일 고점(1,559.20원)부터 꾸준히 하락해 이날 새벽 1시21분께 1,451.30원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 5월 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급에는 장사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서울환시는 '수급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듯한 흐름이었다.

전일 코스피가 10% 넘게 폭락하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달러-원은 대기업의 달러 매도를 소화하며 아래를 향했다.

예상 밖의 변수가 기존 환율 전망을 잇달아 무력화하자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중장기 뷰보다 순간적인 수급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위기다.

A은행 외환딜러는 "이렇게 변동성이 심한 적은 처음 본 것 같다"며 "예측할 만한 변수가 다 반대로 가고, 전쟁이 터지면서 시장이 다 뒤집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스팟을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특정 뷰를 보고 '이 정도에서는 사자'는 식으로 북을 운영하기도 했다"며 "다만 전쟁이 터진 뒤에는 뷰가 전혀 필요가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 말 26개 금융기관이 제시한 분기별 평균 환율은 1분기 1,419원으로 시작해 2분기 1,414원, 3분기 1,414원, 4분기에는 1,411원으로 소폭 내릴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025년 12월 29일 송고한 '[2026년 환율은-①] 1,300원대 후반 소수…1,400원대 초반 다수' 기사 참조)

당시 일부 기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달러-원이 1,300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등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수가 잇따르면서 달러-원은 지난달 5일 1,561.50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해 1월 2일부터 7월 28일까지 달러-원 일별 추이

연합인포맥스

연초 달러-원 전망이 무색해진 데 이어 최근에는 일반적인 상관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B은행 딜러는 "코스피와 환율은 반대로 간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인데, 지금은 코스피가 내려오면 환율도 내려오고 코스피가 올라갈 때 환율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커스터디 매수에 환율이 올라야 정상인데 계속 반대로 간다"며 "환율의 정점과 주식의 정점이 같고, 내려오는 것도 계속 같이 내려오는 특이한 장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은 그냥 수급으로만 가는 시장인 것 같다"며 "국내에 달러가 워낙 많아서 당장 달러 강세로 가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요즘은 수급 영향이 워낙 커 환율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며 "여기에 정부와 기업의 반응까지 살펴야 해서 전망 보고서를 쓰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탄했다.

외화자금시장에서도 이례적인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FX스와프포인트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 기관별 원화 수급 불균형 등이 맞물리면서 전 테너에서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단기물 강세에 1개월물은 약 4년 2개월 만에 플러스권으로 올라섰으나 전일에는 급등분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C증권사 딜러는 "환율뿐 아니라 외화자금시장도 많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통화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달러 선물 매도에 나섰고, 월말 네고까지 겹치면서 달러-원이 생각보다 많이 밀렸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내릴지는 수급 물량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변동성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총 4번 발동됐다. 매수 및 매도 사이드카도 같은 기간 23차례 발동됐다. 전일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나란히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0.84%, 7.72% 급락했다.

B은행 딜러는 "금융위기도 아닌데 시장은 금융위기급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환율보다도 주식이 박살나서 걱정이다. 이런 전망을 누가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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