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과 경과조치 두기로 가닥…내주 발표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한상민 기자 = 금융당국이 이미 계약이 확정된 입주 예정자에 대해선 잔금 대출 규제를 예외 적용하기로 가닥 잡았다.
대통령 주재 부동산 토론회에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집단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실수요자의 건의를 받아들여 은행권과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청년·신혼부부를 포함한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핀셋 지원'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몇 년 전 분양은 '종전 규정'…잔금대출, 총량 규제서 제외 검토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5대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잔금·집단대출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부동산 토론회에서 총량 규제에 따른 은행별 대출 한도 축소로 규제 이전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한 데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토론회 당시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입주 예정자는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았는데 최근 총량 규제로 은행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며 잔금대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한 번 점검해보라. 저런 지적들이 꽤 있더라"며 "이미 확정된 건데 사후 정책을 변경하면 어쩌란 말이냐는 등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도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해선 '핀셋' 조치로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을 은행권과 협의하겠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은행권 잔금대출 현황을 살피고 구체적으로 올해 입주가 예정된 단지가 어딘지, 잔금대출 수요 규모가 어느 정도 인지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단대출을 총량 규제에서 예외로 뒀을 경우 은행별로 가계대출 규모가 어느 정도 더 늘어날지 등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잔금대출과 같은 집단대출이 부동산 공급 측면에서도 역할이 있어 완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토론회에서 나왔던 실수요자의 불편을 토대로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입주를 앞두고 새로운 규제를 받을 경우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대통령이 시사한 만큼 차주들이 종전 규정을 원활히 적용받도록 은행권과 논의·확정할 방침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1만4천342가구의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다.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수준이다.
수도권은 서울 3천540가구, 경기 5천384가구 등 8천924가구가 입주한다.
2천178세대가 입주하는 매교역팰루시드 외에도 반포래미안트리니원(2천91세대), 평택 브레인시티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1천700세대)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총량 제외'가 '대출 구멍' 될라…1.5% 기조 유지하나
이와 같은 핀셋 대응을 바탕으로 금융위는 이르면 다음 달 초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에 맞춰 금융 부문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집단대출과 함께 청년층과 서민 등 실수요자에 대한 자금을 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간 토론회에선 청년과 서민 등 실수요자들이 대출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성토했다.
이 대통령도 "집값이 폭등하지 않도록 전세 대출의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꼭 필요한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 서민 주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 타당성이 있게 핀셋형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총량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불편 사항이 많았고, 건의 사항의 대부분이 대출 규제였던 만큼 금융위는 부동산 토론회에서 언급된 사항을 모두 열어두고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다만, 총량 규제는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고민도 커진다.
이 위원장이 '신뢰 자산'이라고 언급한 만큼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가계 대출이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총량 규제를 완화할 경우 정책 일관성을 해칠 수 있고, 잠재된 대출 수요를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가계대출 1.5% 증가라는 총량 목표를 그대로 두고 일부 항목을 제외할 경우 총량 규제로 제한된 물량보다 더 많은 대출이 실행될 수 있다는 문제도 상존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높아진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가계부채 총량을 볼 땐 여전히 부담이 상당한 상태다.
핀셋 대응으로 예외를 열어두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 대상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등 대출을 더 조일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전세대출은 이 대통령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지적한 내용이기도 하다.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금융 지원책, 이주비 대출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면서 공급을 통한 주거 부담 자체를 줄여 대출 수요를 관리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결론을 정해두지 않고 방안을 찾기 위해 부동산 토론회를 진행했던 만큼 모든 사안을 열어두고 의견을 듣고 있다"며 "핀셋 대응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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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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