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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주 하한가' 의도됐나…5천700만달러 파생청산 부른 미스터리

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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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T 접속매매·하이퍼리퀴드 오라클 연결고리 노출…"시초가 공격 대비해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 SK하이닉스 주식 단 1주가 '하한가'에 체결된 여파로 가상자산 파생거래소에서 5천740만달러 규모의 강제청산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의도적 가격 조작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8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종가(181만6천원) 대비 29.96% 낮은 127만2천원에 거래됐다. 체결 수량은 1주에 불과했고 가격은 곧바로 170만원대로 회복됐지만, 이 찰나의 가격이 하이퍼리퀴드 기반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상품의 기초가격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파장이 커졌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배포 플랫폼 트레이드닷엑스와이즈(Trade.xyz)는 하이퍼리퀴드의 HIP-3 규격을 활용해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무기한선물을 운영한다. 국내 증시가 열려 있는 시간에는 NXT 등 외부 시장에서 체결 가능한 가격을 달러-원 환율로 환산해 오라클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다.

NXT에서 한 주만 체결되더라도, 국내 시장의 일시적인 이상 가격에 그치지 않고 온체인 파생시장의 기초가격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 여파로 하이퍼리퀴드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가격은 917달러까지, 17.9% 떨어졌다.

HIP-3 구조상 오라클 가격은 2.5초 간격으로 갱신되고 한 번에 직전 가격 대비 1% 이내로만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지만, 갱신이 반복되며 누적 하락폭이 이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롱 포지션 5천740만달러어치가 강제 청산됐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1주 극단가 체결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넥스트레이드는 2025년 3월 프리마켓 도입 초기 14개 종목에서 18건의 1주 상·하한가 최초 체결 사례를 확인했다.

특정 투자자 한 명이 사흘간 7개 종목에서 10차례에 걸쳐 1주씩 상한가 매수 또는 하한가 매도 주문을 반복 제출한 사실도 파악한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과 현대건설 등도 같은 방식으로 개장 직후 하한가에 진입했다.

이후로도 유사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6일 삼성전자가 프리마켓 개장 직후 전일 대비 29.94% 급락한 11만1천600원에 체결됐고, 지난 5월 26일에도 삼성전자가 20% 급락한 24만원에 저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GS피앤엘은 13%, 풍산홀딩스는 반대로 20% 넘게 순간 급등락하는 등 여러 종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호가 왜곡이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호가 왜곡의 상당수가 단일가매매로 착각한 투자자의 단순 주문 실수에서 비롯되지만, 얇은 호가를 악용한 고의적 시세 교란 행위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번 사건을 단순 해프닝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박성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내고 "Trade.xyz의 보상안 발표로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이나 장치적으로 향후 TradFi 청산을 위한 NXT 시초가 공격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정 세력의 소행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소규모 현물 체결로 대규모 파생시장 청산을 유발하는 방식이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점은 분명히 짚은 셈이다.

실제 국내 현물시장에서 필요했던 거래금액은 127만2천원에 불과했지만, 이를 계기로 청산된 파생시장 포지션은 약 839억원 규모로 6만6천배 이상 불어났다.

비용과 잠재적 파급효과 사이의 극단적인 비대칭은 시장 참여자들이 의도성 의혹을 거두지 못하는 배경이다.

아직 이번 사건이 의도적 조작이라는 직접적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Trade.xyz는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라클이 사양대로 정상 작동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상 가격에 따른 강제청산 손실에 대해 일회성·재량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보상 대상 자격 기준을 조만간 공개하고 조속히 지급을 완료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성제 연구원은 "가격 유효성과 가격 대표성은 다른 개념"이라며 "체결가격이 거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거래 수량과 호가 깊이가 부족하다면 기초자산의 공정가치를 대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규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이런 가격이 파생시장의 청산 기준으로 쓰일 자격이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는 취지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9월 14일부터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를 도입한다. 전일 종가 대비 가격이 10% 이상 급변하면 2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해 균형가격을 새로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번과 같은 1주 단위 극단가 체결의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조치로 꼽힌다.

다만 제도 시행까지는 아직 한 달 반가량이 남아 있어, 그 사이 유사한 방식의 가격 왜곡이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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