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發 증시 '대폭락'
"애프터마켓에 ETF 올리지 말자"
전날 긴급회의서 운용사들 전격 합의
[사진: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올 9월부터 예정됐던 '퇴근길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사실상 백지화될 전망이다. 자산운용 업계가 저녁 시간에 주식을 사고파는 '애프터마켓'(장 종료 후 거래)에 ETF를 상장하지 않기로 뜻을 모으면서다.
30일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금융투자협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대책 논의를 위해 긴급 소집한 자산운용사 사장단 회의에서 운용사들은 애프터마켓에서 ETF를 거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모든 운용사가 자사 ETF를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 올리지 말자고 약속한 셈이다.
업계가 합의한 대로라면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포함한 모든 ETF가 '애프터마켓' 거래 제외 대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시가 패닉 상태인데 굳이 ETF의 애프터마켓 거래를 추진하는 건 기술적으로 위험할 뿐더러 정무적으로도 위험하다는 판단"이라며 "대형 운용사들이 신청하지 않는 방향으로 뜻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프터마켓에선 LP 호가가 촘촘하지 않아 주가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시장이 진정되기까지는 애프터마켓 ETF 거래는 거래소나 업계나 부담"이라고 했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애프터마켓을 열면서 ETF 매매도 허용할 계획이었다. 운용사들은 이를 위해 다음 달 초까지 애프터마켓 거래를 신청할 ETF 목록을 제출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른바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가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거래시간까지 늘리는 건 부담이라는 데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앞서 거래소 차원에서도 ETF 거래가 과열된 상황에서 매매시간을 저녁까지 늘리는 데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 연말 ETF 거래를 준비 중인 넥스트레이드는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단 입장이다. 거래소가 애프터마켓에서 ETF를 취급하지 않을 경우 넥스트레이드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과 정치권에선 당국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상장폐지를 요구하는 근조화환 수십개가 대량 설치됐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질문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책임론과 대책에 집중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당국이 추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켰단 지적에 대해 "금융시장 최종 책임자로서 송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공식적 자리에서 두 수장이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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