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강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수혜주로 꼽혀온 ARM과 퀄컴은 스마트폰 시장 둔화라는 기존 사업의 부담이 부각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메타 역시 매출은 증가했지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과 현금흐름 부담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AI 투자 규모 자체보다 투자에 따른 성장과 수익화가 얼마나 가시화됐는지가 기업별 주가도 갈리는 모습이다.
◇ MS, AI 투자 수익화 확인…클라우드·코파일럿 성장 가속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4~6월 분기 매출 900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4.8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인 매출 877억 달러와 EPS 4.25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59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 매출은 43% 늘어나 2022년 초 이후 가장 빠른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40% 증가를 넘어선 수준이다.
애저 매출은 6월 종료된 회계연도 기준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가 계속해서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현재 분기 애저 성장률이 약 45%까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비스 확산도 이어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AI 비서 서비스인 코파일럿 유료 사용자가 3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3개월 전 약 2천만 명에서 증가한 규모다.
회사의 분기 자본지출(CAPEX)은 4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420억 달러에는 못 미쳤다.
그간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애저 성장세와 코파일럿 유료 사용자 증가에 더해 자본지출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액티베이트 컨설팅의 마이클 J. 울프 CEO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승리하고 있다"며 "기업용 AI를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동시에 근로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제품에 내장된 AI 도구를 통해 수익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잭스 투자 리서치의 브라이언 헤이스 투자전략가는 "3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시장이 해당 지출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현지 시각 오후 9시 23분 현재 장외 거래에서 8.16% 상승했다.
◇ ARM·퀄컴, AI 기대보다 스마트폰 둔화 부담 부각
[출처: ARM]
반면 반도체 설계 기업 ARM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인 퀄컴은 AI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스마트폰 사업 둔화라는 부담을 드러냈다.
ARM은 데이터센터 관련 로열티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AI 데이터센터용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사업 주문 파이프라인도 2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이 같은 신규 성장 사업보다 기존 핵심 시장인 스마트폰 부문의 둔화에 더 주목했다.
이에 ARM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대 하락했다.
[출처: 퀄컴]
퀄컴 역시 부품 부족과 비용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다음 분기(7~9월)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2.05~2.25달러로 제시했다. 전망치 상단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퀄컴은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통해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구조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관련 매출은 2026회계연도에 약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애플이 자체 반도체 개발을 확대하면서 퀄컴 칩 사용을 줄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퀄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가량 하락했다.
◇ 메타, AI 투자 늘었지만 현금흐름 부담 부각
[출처: 메타]
메타의 2분기 매출은 608억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순이익은 158억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메타의 2분기 자본지출(CAPEX)은 310억7천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70억1천200만 달러보다 82.6% 증가했다. 연초 이후 누적 자본지출도 509억1천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8% 늘었다.
반면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7억8천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85억5천만 달러에서 91% 급감했다.
또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천250억~1천450억 달러에서 1천300억~1천450억 달러로 조정해 예상 투자 규모의 하한을 높였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AI는 오늘날 우리의 핵심 사업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제품에 동력을 제공하며 완전히 새로운 기업 기회의 문을 열고 있다"며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에 주목했다.
이마케터의 민다 스마일리 애널리스트는 "저커버그가 내세우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아동에게 해를 끼치고 중독을 유발했다는 주장으로 형성된 부정적 여론과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대비가 이미 AI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메타가 신뢰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메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54% 하락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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