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출산율이 떨어질수록 근로 연령대의 성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오히려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인구 조정에 따라 1인당 GDP가 감소한다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예측과는 다른 결과여서 관심을 끈다.
다론 아세모글루, 데이비드 오토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석좌교수 등 연구진은 유럽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출산율이 낮은 국가일수록 근로 연령 성인 1인당 GDP 성장률이 높고, 출산율이 낮은 통근권 지역에서는 평균 임금 상승률이 더 높았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출산율이 1%포인트(p) 낮아지면 40년 후 근로 연령 성인 1인당 GDP는 약 22%, 60년 후에는 약 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도 했다.
이들은 "근로 연령 성인 1인당 GDP 성장률과 평균 임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도 전체 GDP 성장률이나 총소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는 정통적인 경제 성장 모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엔(UN) 인구 전망에 따르면 1950년 전 세계 인구 100명당 평균 출생아 수(조출생률)는 3.78명이었지만, 2025년에는 1.71명으로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현재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들은 중국(0.63명)과 일본(0.60명), 한국(0.46명)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이며 2050년까지 인구가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진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급격한 고령화 및 인구 감소가 경제에 광범위한 비관적 영향을 미쳐왔는데, 이러한 가설이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하고자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구 100만명 이상인 모든 국가, 조세회피처와 경제위기를 겪는 국가를 제외하고 1950년부터 2020년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또 미국의 722개 통근 구역과 노동인구를 젊은 층(20~45세), 고령층(45~70세)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출산율 감소는 여성의 정규직 진출을 늘리고, 자녀 1인당 인적 자본투자를 증가시키는 양육 방식의 양적 변화를 초래하고, 생산성이 낮은 농업 부문의 노동자 재배치를 통한 성장 촉진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은 기술 변화가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출산율 감소 폭이 큰 국가일수록 첨단 기술 수출과 첨단 기술 분야 고용 증가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중국의 경우 로봇 기술 개발 및 도입에서 다른 국가들을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는 2021년에서 2024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고 현재 전 세계 로봇 보유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인구 통계학적 미래는 비교적 확실하지만, 경제적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인공지능(AI) 분야를 포함한 기술과 인적 투자에 따라 진화하고, 우리의 경제적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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