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지배구조·부동산대출 대책 줄줄이 지연…청와대만 바라보는 금융당국

26.07.31.
읽는시간 0

국회 정무위 출석한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의사 진행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2026.2.5 hkmpooh@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과 부동산 대출 보완대책 등 금융당국의 핵심 금융정책 발표가 잇따라 늦어지고 있다.

당국 일각에선 관련 내용이 이미 여러 차례 청와대에 보고됐지만 최종 결정이 늦어지면서 금융당국이 청와대의 신호만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당초 이날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8대 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잠정 취소했다.

간담회에는 현재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KB금융지주의 양종희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8대 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금융위는 이달 중 개최를 목표로 각 금융지주와 일정을 조율해 왔지만 최종적으로 발표를 미루기로 했다. 현재까지 새로운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분위기로, 지배구조 개선안이 상당 기간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청와대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했지만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 등을 놓고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대출 보완대책 역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전날 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수요자에 대한 핀셋 지원과 가계대출 총량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최종 결정이 늦어지면서 발표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두 정책 모두 금융당국이 올해 가장 공을 들여온 핵심 과제다.

부동산 대출대책은 실수요자 보호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핵심이고, 지배구조 개선안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제한과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담고 있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두 정책 모두 가능한 대안에 대한 검토는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관련 내용도 여러 차례 청와대에 보고됐지만 세부 방안의 최종 선택을 위한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발표 일정까지 함께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 일각에서는 정책 추진이 장기화하면서 실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책안을 보고한 이후에도 같은 사안을 반복적으로 수정·보완하고 다시 보고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관련 부서의 업무도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는 최종 결정이 늦어지면서 정책 대응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여름휴가 일정도 그에 맞춰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대책의 경우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수요자와 청년층, 서민층의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는 '핀셋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지원 범위, 일부 대출 규제의 예외 인정 여부 등을 두고 막판 검토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주 열린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얼마나 반영할지를 두고도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 일각에선 토론회 직후 기존에 준비한 대책을 그대로 발표할 경우 토론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 안팎에서는 정책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핵심 금융정책의 발표가 잇따라 늦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은 실수요자 대출 기준과 가계대출 운영 방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고, 금융지주 역시 향후 회장 선임 절차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정책은 실무 검토보다 최종 의사결정 과정이 더 길어지는 모습"이라며 "시장에서 보기에는 금융당국이 정책을 준비하면서도 결국 최종 판단만 기다리는 구조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윤슬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