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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지의 숫자 너머] 귀하신 몸이었는데…궁지에 몰린 임대사업자

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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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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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민간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소중한 공급원으로 문재인 정부로부터 한때 '추앙' 받다시피 했던 등록임대사업자. 이재명 정부가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혜택 축소를 공언하자 서둘러 매도를 고민하는 처지가 됐다.

임대차 기간, 규제 등에 부딪혀 퇴로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묵시적 갱신도 신규 임대차 계약이라는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 등록임대주택을 어찌할꼬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에서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될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임대사업자의 양도소득세 상담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등록이 자동 말소되면 언제든 가능했던 양도세 중과 배제에 처분 기한이 생길 수 있어 임대주택 정리를 고민하는 사업자가 많다고 한다.

요건이 충족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는 강력한 인센티브는 임대사업자를 늘리는 기폭제였다.

문제는 혜택 축소로 임대주택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임대사업자는 임대차 기간이 남았다면 최장 2년, 계약갱신청구권까지 고려하면 최대 4년간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더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주택은 매수자가 4개월 내 입주해야 해 매매가 쉽지 않다.

임대주택을 많이 보유한 사업자의 경우 동일 연도 양도세 합산 과세 원칙에 따라 임대주택을 잇달아 매도할 경우 세 부담이 커질 위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기 신도시에서도) 주택 매도를 위해 임차인에게 퇴거를 요청하면서 5천만원을 줬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사업자가 주택을 정리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복기왕 의원은 지난해 8월 자동 말소된 임대주택도 임대차 계약 기간까지 임대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간임대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복 의원은 해당 법안을 하반기 국회에서 논의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 1년 내 임대료 증액하면 양도세 비과세 안 돼

한편에서는 임대차 계약을 증액 없이 연장했다가 중도 해지한 계약이 문제가 돼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할 위기인 임대사업자 사례도 있다.

임대사업자는 막강한 혜택을 받는 만큼 다양한 의무를 지는데, 민간임대 특별법에 따르면 임대료 증액은 5% 이내로만 해야 하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거나 약정한 임대료를 인상한 지 1년 이내에는 증액할 수 없다.

1년 이내 증액 금지 조항은 2020년 2월 11일 이후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 사례를 보자.

임대사업자 A는 기존 계약이 끝난 뒤 기존 임차인 B와 동일한 임대료로 갱신 계약을 했다. B가 개인적 사정으로 4개월 후 조기 퇴거한 뒤 새 임차인 C와 임대차 계약을 맺으려고 할 때 A는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을까.

국세청은 직전 임대차 계약이 임대료 증액 없이 기간만 연장했다 하더라도 계약 개시일 또는 임대료 등의 증액 약정이 있을 날부터 1년 이내에는 증액이 제한된다고 판단했다.

법제처도 민간임대 특별법 취지가 임차인 보호인 만큼 새 임대차 계약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증액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했다.

C와 증액해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경우 A는 임대사업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임대사업자가 선의로 기존 임차인과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묵시적 갱신을 했다가 1년 이내에 새 임대차 계약에서 평소처럼 임대료를 높인 경우 부지불식간에 사업자의 의무를 위반하게 된다.

한 세무사는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세제 혜택 전체를 받을 수 없으므로 1년 이내 증액 금지 요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공공에서 부족했던 임대 공급 역할을 맡아준다며 임대사업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던 것이 불과 8년 전이다. 당시 정책 설계자들은 어떤 시나리오를 봤던 것일까. 이번 세제개편안에 포함될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작년부터 꾸려진 태스크포스(TF)가 다양한 정책 영향 가능성을 논의 결과일테다. 개편안이 다음 정부에서 또다시 뒤집혀 정책 일관성을 해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산업부 부동산팀장)

이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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