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중복상장)'을 엄격히 제한하는 새로운 제도가 오는 8월 3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지난 7월 초 가이드라인 잠정안이 공개된 이후 진행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이 의결됐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정례회의를 열고 중복상장 제도개선을 위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규정 및 공시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지난 7월 6일 발표한 '중복상장 원칙 금지·예외 허용' 방침을 구체화한 최종안이다. 자회사 중복상장이 모회사 주가 할인(디스카운트)을 유발하고 일반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제도적 수술에 나선 결과다.
최종안 확정 과정에서 가장 팽팽했던 물적분할 자회사의 주주동의 의무화와 '3% 룰' 준용 안건은 원안대로 유지됐다.
기업계는 물적분할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주동의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고, 투자업계는 모든 중복상장에 소수주주 다수결(MoM)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당국은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와 대주주 영향력 제한이라는 균형점을 고려해 기존안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물적분할 자회사가 상장하려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에서 출석 주주 과반,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모회사 이사회 내 특별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됐다.
당초 '독립이사가 위원장이거나 독립이사·외부전문가가 3분의 2 이상'이었던 선택 요건을 완화 없이 두 가지 모두 충족하도록 강화했다.
제도가 시행되는 8월 3일부터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는 주주영향 평가와 구체적 보호방안 수립, 주주소통, 이사회 찬반결의, 공시 등 5대 절차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10억 원의 위약금이 부과되거나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도 대폭 높아진다. 자회사의 영업 및 경영 독립성을 엄격히 따지며, 자회사의 매출이나 매입 중 모회사 의존도가 50% 이상인 경우에는 영업 독립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모회사 대비 자산·매출·영업이익 비중이 모두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절차가 면제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추정 기업가치가 모회사의 10%를 초과하는 중요 자회사라면 예외 없이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시행 이후 축적되는 실제 이사회 의무이행과 거래소 심사 사례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주기적으로 보완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촬영 안 철 수] 2026.2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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