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배오개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
소비재서 에너지·로봇·반도체로 전환
2.3조 투입해 SK실트론 인수…'영토 확장'
[출처: 두산그룹]
(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국내 최고(最古) 기업 두산[000150] 그룹이 1일 130주년을 맞았다. 한국 산업의 발전사를 함께한 두산의 역사는 1896년 종로 4가 배오개 시장 한복판에서 당시 젊은 상인 박승직 창업주가 자신의 이름을 건 상점을 열면서 시작했다.
박승직 창업주는 누구보다 시대의 흐름을 빨리 읽는 눈을 갖고 있었다. 1915년 한국 최초의 화장품인 '박가분'을 제조해 당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925년에는 주식회사 박승직 상점으로 상호를 변경해 회계 처리를 근대화하고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경영 혁신을 선보였다.
해방 후 전쟁의 소용돌이에서도 두산은 명맥을 이어갔다. 1951년 박승직 상점을 계승한 '두산상회'를 설립하며 오늘날 두산의 직접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1952년에는 '동양맥주'를 세워 맥주 향기를 피워 올렸다.
1960년대부터 두산은 건설(동산토건), 기계, 미디어(합동통신), 문화 등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1974년에는 전자산업의 필수 소재인 동박적층판 국산화를 위해 '한국오크공업(현 전자BG)'을 설립했다.
1978년에는 'OB그룹'이라는 이름을 뒤로하고 그룹의 정통성을 잇는 '두산그룹'이라는 공식 명칭을 선포했다. 1998년에는 자회사들을 지주회사 두산으로 통합하고 선진 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울러 익숙했던 소비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프라 지원 사업(ISB)으로 뛰어들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 인수를 시작으로 2005년 대우종합기계까지 품으며 두산은 글로벌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출처: 두산그룹]
사업 영역도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넓혔다. 2007년 미국 밥캣을 포함한 3개 사업부를 인수하며 세계 건설기계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2009년에는 체코의 스코다파워를 인수해 보일러, 터빈, 발전기로 이어지는 발전 설비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후 2014년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고 2017년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했다. 2018년 드론용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하며 끊임없이 영토를 개척했다.
2020년대 들어 두산은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에너지로 새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가스터빈 부문 수주 1조 원을 돌파하고, 2025년 체코 두코바니 원전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힘입어 두산 전자BG는 사상 첫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30일에는 1983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업 SK실트론의 지분 70.6%를 2조3천억원에 인수하며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번 SK실트론 인수를 통해 두산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경영 안정성 제고와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두산은 "이번 인수 계약으로 두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고, 동시에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실트론은 상장하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두산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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