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에 공조 개입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장 초반 160엔 중반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퍼지자 빠르게 하락 반전했다. 미 동부시간 오후 4시를 조금 넘긴 시점 159엔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달러-엔은 현지시간 5시 무렵 엔화 강세를 반영하며 157.2엔 근처까지 내려갔다.
엔화는 유로화 대비로도 강세를 연출했다. 뉴욕 마감 무렵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39% 하락한 181.3엔까지 추락했다. 개입 전인 지난 29일 유로-엔 환율은 187엔 수준이었다. 달러-엔, 유로-엔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 유로 대비 엔화 가치는 오른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복수의 관계자들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이날 미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이례적 거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집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뉴욕 연은은 30일에 미 재무부를 대신해 달러-엔 환율에 대한 이른바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 외환 거래 은행들에 현재 환율을 문의하는 레이트 체크는 일반적으로 직접적인 외환 매수에 앞선 신호로 해석된다. 뉴욕 연은은 올해 1월에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이후 미 재무부는 월가의 다수 은행에 엔화 지원을 위한 시장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비하라고 알렸다.
이번 공조 개입은 30일 일본 정부·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개입에 이어서 나왔다. 당시 엔화 매수 개입 규모는 시장에서 약 6조~7조 엔(약 55조~64조 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뉴욕 소재 일본계 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유동성이 얇은 시간대를 노려 엔화 가치를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뒤 주말을 맞으려는 (당국의) 의도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런던의 한 외환 딜러는 "시장에 쌓여 있던 달러 매수 주문을 연달아 소화하며 달러-엔 환율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가 엔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은 엔화 가치가 8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일본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엔화를 매수했다. 미국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이후엔 위험할 정도의 엔화 절상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의 일환으로 시장에 개입해 엔화 가치를 낮춘 적도 있다.
이번 개입은 미국과의 공조로 이뤄진 만큼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엔화 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그룹의 다카시마 오사무 외환 전략가는 "미국이 일본의 통화 방어를 지원할 의지를 보이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 달러-엔 환율이 다시 달러당 164엔까지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이 추가 개입을 경계하게 될 것이므로 당분간 달러-엔 환율의 상승 여지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 당국의 개입만으로는 엔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지지하기 어렵고 금리 인상 기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수개월 내 금리를 인상해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 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미 일본 정부의 통화 방어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며 "달러당 162엔 수준을 목표로 엔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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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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