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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PO 홍수-①] "기록 뒤의 착시"…월가, 고점 신호 갑론을박

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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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4년여의 침묵을 깨고 올해 사상 최대 조달액을 기록했습니다. 과거 1999년과 2021년의 IPO 붐 뒤에는 어김없이 시장 하락이 따라왔던 만큼, 이번 급증이 고점의 전조인지 아니면 정상화의 신호인지를 두고 월가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주식과 채권 양쪽에서 공급 소화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 IPO 급증의 실체와 수급 전망, AI 부채로 번진 파장을 짚어보는 기획 기사를 3꼭지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기업공개(IPO) 조달액이 사상 최대를 새로 쓴 가운데 이를 시장 고점의 전조로 볼 것인지를 두고 월가 전문가들의 진단이 엇갈렸다.

최근 IPO 활황이 소수의 초대형 딜에 집중돼 실제 발행 건수는 과거 붐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주식 발행 증가 자체를 버블의 징후로 봐야 한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2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IPO 신규 발행은 약 1천250억달러로, 2021년의 종전 연간 최고치인 약 1천2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건수는 과거 IPO 붐 때와 비교해 많지 않다. 2천500만 달러 이상의 딜 기준으로, 올해 미국 IPO는 53건이다. 1999년 168건과 2021년 139건에 크게 못 미친다. 액수로는 기록적이지만, 결국 소수의 초대형 딜에 크게 좌우됐다는 의미다.

연도별 미국 증시 상장 금액

[출처: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금액은 기록적이지만 이는 몇몇 초대형 딜이 증폭시킨 IPO 활동의 정상화에 가깝다"며 "투자자들이 통상 IPO 붐과 결부짓는 광범위한 급증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스나이더 전략가는 고점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과거 IPO 붐에 따라붙었던 후기 사이클 경고 신호가 오늘날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거는 밸류에이션이다. 지난해 IPO 중앙값은 기업가치 대비 매출 5배에 거래됐다. 30년 중앙값인 4배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1999년의 9배나 2021년의 7배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미국 IPO 기업의 밸류에이션 중간값

[출처: 골드만삭스]

IPO 연구의 권위자인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명예교수도 고점이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리터 교수는 "신규 발행 급증은 이후 시장 수익률 하락의 예측 지표가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적중률은 겨우에 52%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IPO 붐 하나만으로 시장 하락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보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아카디안자산운용의 오언 라몬트 수석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상대적으로 신중했다.

그는 현재 AI와 관련 기업의 IPO 증가가 버블의 한 징후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이미 많은 기업의 주가에 '연료(fuel)'가 됐다고 봤다.

라몬트 수석부사장은 "기업들은 영리하며, 자기 주식이 비쌀 때 팔고 싶어 한다"며 "발행 물결 자체는 버블의 증상일 수 있지만, 강력한 증상이다"라고 귀띔했다.

라몬트 수석부사장은 주식 발행 급증을 시장 버블의 '네 기사(four horsemen)' 중 하나로 규정했다. 그가 말하는 버블의 '네 기사'는 과도한 밸류에이션, "이번엔 다르다"는 투기적 신념, 주식 발행 급증, 투자자 자금의 이례적 유입을 가리킨다.

그는 "최근의 활동 증가가 발행 물결로 번진다면 시장이 고평가됐고 버블에 있다는 징후로 보겠다"고 말했다.

시장 과열 여부를 가늠할 지표로는 IPO 첫날 수익률이 꼽혔다.

그는 "투기적 도취의 한가지 경고 신호는 첫날 급등(first day pop), 즉 IPO 공모가와 첫날 종가의 차이다"라며 "IPO 물결과 버블 때 이 급등폭은 정상 범위인 15~20%를 크게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최근에 과도한 급등은 보이지 않아 투기적 도취 상태는 아닌 듯하다"며 "다만 양자컴퓨팅이나 우주 관련주 등 일부 시장에서는 열기가 보인다"고 부연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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