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유로 매도·엔 매수' 개입"…달러 매도한 1998년과 달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3~7일) 뉴욕 외환시장은 엔화 약세 저지를 위한 추가 개입이 이뤄질지에 무엇보다 촉각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때마침 경제지표 중 월등한 무게감을 갖는 미국 고용보고서도 발표된다.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 가능성을 일단 접어둘 수 있게 된 건 일본 외환 당국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미국이 공조 개입을 통해 도움을 주긴 했으나, 장기화하고 있는 이란 전쟁은 엔화 가치를 압박하고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토요일인 1일(현시지간) 한밤중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란 및 중동 국가들로부터 합의의 틀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으니 어떠한 공격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공격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 합의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전면적인 개방,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된다"면서 "나는 신속하게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조건 아래 공격을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전제했다. 이란이 지연 작전으로 나올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 재무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함으로써 일본 당국을 거들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자국 통화인 달러 대신 유로화를 팔았다는 점이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취임 후 '강력한 달러'(strong dollar) 정책을 천명해온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입장에서는 일본과 공조를 하더라도 달러를 직접 파는 것에는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미국의 직전 마지막 환시 개입은 동일본 재지진 발생 때인 2011년 3월 '주요 7개국'(G-7) 공조 차원에서 이뤄졌었다. 당시는 엔화의 급격한 강세를 제어하기 위해 '엔화 매도·달러 매수' 개입이 실시됐다.
출처: 뉴욕 연은 홈페이지.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크게 밀렸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뒤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한 일본과 미국의 공조 개입이 출현했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1.670포인트(1.65%) 내린 99.808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는 주 초반 101.6 부근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FOMC를 기점으로 흐름이 돌아섰다. 주 후반에는 개입 재료가 약세 압력을 더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달러-엔은 157.376엔으로 전주대비 3.95% 급락(달러 대비 엔화 강세)했다. 4주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개입이 이뤄지는 사이 달러-엔은 6엔 남짓 추락했다. 장기 추세선으로 여겨지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단번에 무너진 가운데 지난주 주간 하락률은 2024년 8월 이후 가장 컸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유로도 달러에 대해 상당히 강해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1.15290달러로 전주대비 1.42% 상승(유로 대비 달러 약세)했다.
유로-달러는 지난 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7주 만에 처음으로 1.15달러 위에서 한 주 거래를 끝냈다.
엔화의 급등 속에 유로-엔 환율은 181.47엔으로 전주대비 2.60% 급락했다. 4주 연속 이어졌던 오름세가 중단됐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810달러로 1.19%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7526위안으로 0.28% 내렸다. 5주 연속 밀렸다.
◇이번 주 달러 전망
미 재무부는 아시아 금융위기 국면이었던 1998년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해 개입했을 때는 달러를 팔면서 엔화를 샀다. '달러 매도·엔 매수'는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달러-엔 환율을 직접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과 공조 방침은 유지해 왔으나, 일본은행(BOJ)의 더딘 통화정책 정상화에는 불편한 심정을 지속적으로 내비쳐 온 인물이다. 최근 발간된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는 BOJ에 대한 금리 인상 주문이 담긴 바 있다.(지난달 24일 송고된 '美, BOJ에 금리 인상 주문…"통화정책 정상화 환율 변동성 완화에 도움"' 기사 주문)
베선트 장관은 공조 개입이 이뤄진 지난달 31일 뉴욕 오전 장중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8월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오랜 친구인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를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베선트 장관의 의중은 결국 BOJ의 금리 인상이 있어야 엔화 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일 수 있다.
7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는 연준 내부의 목소리를 매파적으로 기울게 할 개연성이 있다. 워시 의장의 지난주 발언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을 촉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파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어서다.
7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은 8만5천명에서 9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6월(+5만7천명)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 정도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인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영향력이 큰 편에 속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업 PMI는 7월치가 각각 3일과 5일 발표된다. 두 지표 모두 전달(각각 53.3 및 54.0)에 비해 소폭이나마 개선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4일 나오는 지난 6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도 고용시장 상태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용정보기업 ADP의 7월 민간고용(5일)도 시장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4일), 리사 쿡 이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5일), 무살렘 총재(6일),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7일)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sjkim@yna.co.kr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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