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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골드만 분석가 "엔화 개입, 요란스럽지만 실패할 것"

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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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공조에 나섰지만, 추세적 방향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전 외환분석가인 로빈 브룩스는 2일(현지 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이번 개입이 과거보다 더 큰 효과를 낼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미국의 참여는 오히려 의문을 더 많이 불러일으킨다"며 "이는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브룩스는 이번 개입이 엔화 약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의 높은 정부 부채와 이를 감안한 국채금리 억제가 엔화 약세의 구조적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GDP 대비 정부 총부채 비율(가로축), 30년물 국채 금리(세로축)

[출처: 로빈 브룩스 블로그]

일본은행(BOJ)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정부의 차입 비용 상승을 억제하면서 금리가 시장에서 충분히 오르지 못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재정 부담이 외환시장으로 전가되면서 엔화 가치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룩스는 "BOJ가 국채 매입을 중단한다면 30년물 국채 금리는 최소 300bp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을 부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재의 엔화 약세는 전통적인 통화 가치의 과도한 저평가라기보다 일본의 재정 문제를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브룩스는 "일본의 높은 공공부채 때문에 국채금리가 자유롭게 상승하지 못하면서 엔화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엔화는 점점 심각해지는 부채 위기를 가리고 있는 증상에 가깝다"고 말했다.

미국의 개입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은 이번 개입에서 달러화가 아닌 유로화를 매도해 엔화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시장이 왜 미국이 달러가 아닌 유로화를 통해 엔화를 매수했는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며 "외환시장 개입은 신뢰의 게임인데, 시장에 의문을 제기할 이유를 제공하는 것은 개입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이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우려해 유로화를 활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될 경우, 시장은 이를 미국의 우려나 약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봤다.

달러-엔 흐름

[출처: 로빈 브룩스 블로그]

과거 개입 사례 역시 엔화 약세의 추세를 바꾸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브룩스는 올해 들어 일본 당국이 두 차례 엔화 약세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와 4월 29일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이 있었지만, 두 경우 모두 엔화는 단기간의 반등 이후 다시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입 이후 엔화 약세가 재개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브룩스는 분석했다.

그는 이번 개입 역시 달러-엔 환율의 단기적인 하락을 유도할 수 있지만, 재정 문제라는 근본적인 약세 압력을 해결하지 못하는 만큼 엔화는 결국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엔화 약세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 국채금리가 시장에서 자유롭게 상승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의 높은 정부 부채를 고려하면 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순간 재정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일본 정부와 BOJ가 이를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국채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한 엔화는 오히려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수익률이 자유롭게 상승하도록 허용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일본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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